사진 평화데일리뉴스DB
올해 11월 중순 미국에서 치러질 중간선거를 향후 남북미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 중의 하나이다. 미국에서는 중간선거((Mid-Term, Off-Year Election)가 치러지면 일반적으로 대통령 소속 정당의 의석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대통령이 애초에 했던 공약이 다소간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후퇴하게 되고 이는 지지층의 이탈현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난 1862년 이후 150여년간 대통령 소속 정당이 의석수를 지키거나 더 얻은 것은 단 세차례(1943년, 1998년, 2002년) 뿐이다. 트럼프의 비핵화 논의가 성공적으로 이끌어져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앞으로 100일, 트럼프 향후 행보 갈려
미국의 중간선거까지는 100일 정도가 남았다.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이 100일 동안 가히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비핵화 논의를 성공시켜야 한다. 특히 의회를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않으면 트럼프는 위험에 처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도 이미 의회는 트럼프에게 호의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한 표현으로는 ‘등을 돌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트럼프의 비핵화 과정이 성과가 없으면 앞으로 의회의 공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남은 100일간 뭔가라도 만들어내지 않으면 트럼프는 의회는 물론, 국민들로부터도 지지를 잃게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북한에게 속은 멍청한 대통령’이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일까지 갈 필요도 없이 당장 다음달 말에 열리는 유엔총회가 트럼프의 ‘1차 관문’이라는 이야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이 시기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내야만, 11월 중간선거까지 또다른 스텝을 밟아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좀 더 노력해야 한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은 ‘종전선언’일 수밖에 없다. 우선 종전선언에 대한 담론이 이미 시작됐고 직간접적으로 남북미는 이에 대한 협상을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까지는 이에 대해 드러난 성과물은 없다. 하지만 최근 강경화 외교장관이 중-일-러 외교장관들과 회담을 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을 ‘4자 종전회담’에 참여시키고 일본과 러시아의 힘이 실릴 경우 빠르게 종전선언을 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현재 문재인 정부는 외교력을 총동원해 주변국을 설득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미적거리는 미국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방위의 노력과 역시 북한에게도 더 적극성을 요구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은 ‘좀 더 많은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다. 해리스 미국 대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종전선언은 가능성의 영역 안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상당한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까지는 북한의 그런 노력을 보지 못했다”며 그간의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폄하하기도 했다. 만약 앞으로의 100일 동안 진전이 있다면 트럼프는 ‘세계 평화에 공헌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의 북한 관계를 더욱 개선해나갈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중간 선거에서 최악의 결과가 나온다면, 트럼프는 자신의 성격상 “북한에 나도 속았다”라고 외치면서 더 이상의 비핵화 협상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