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평화 정착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통일비용’에 대한 논란도 점차 가중되고 있다. 통일 비용이 최대치 수천 조원에 이르게 되면 이는 곧 한국경제의 파탄을 의미한다는 과격한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야당들은 바로 이런 점을 들면서 보수층의 결집을 노리고 있는 경우도 있다. 정말 우리에게 통일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라도 피해야만 하는 것일까? 최근 <서울신문>은 ‘논란의 진실’이라는 타이틀을 통해 통일비용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을 한 바가 있다. 결론적으로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 남한으로서는 통일이 하나의 축복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무려 20배 차이나는 통일 비용
우선의 통일 비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2005년 이후 본격적으로 통일비용이 연구되면서 최저치는 산업은행이 2011년 발표한 150조원이고, 최대치는 2015년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발표한 3,100조원이다. 무려 20배가 차이가 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러한 양극단의 발표치를 제외하면 대략 통일비용은 약 670조원에서 700조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는 가장 최근의 분석치인 2017년 산업은행의 705조에도 매우 근접해 있다. 그러나 이 돈이 한꺼번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경협을 한다고 해도 일은 차근 차근 진행되기 때문에 매년 약 35조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 역시 다소 부풀려져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예를 들어 북한이 갑작스럽게 붕괴되는 것을 전제한 것이 바로 이 비용이라는 이야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현재 북한은 비록 낮은 수치지만 계속해서 경제가 발전하고 있으며 내부적인 결속력도 매우 강한 편이다. 이런 시점에서 북한이 급작스럽게 내부로부터 붕괴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한반도 내 엄청난 일자리 생겨
여기에 통일비용이 아닌 ‘분단비용’도 감안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통일비용을 GDP의 6~7%라고 한다면 분단비용은 약 4% 정도이다. 따라서 순수 통일비용은 2~3%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다. 여기에다 북한경제가 활성화되면 한반도는 연간 11%라는 상상하지 못하는 경제성장이 시작될 수 있다. 통일비용을 빼더라도 무려 9%에 이르는 놀라운 성장세가 아닐 수 없다.
<서울신문>은 이러한 논의들을 토대로 “통일은 저성장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 경제에도 축복이다. 막대한 북한 개발자금은 우리 기업들에 돌아갈 공산이 큰 데다 북한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관측이 나온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해 통일비용이 1,000조원이지만, 통일이 되면 1,000조원의 몇 배인 북한 광물이 개발되고 한반도 내에 5,300만명의 노동인구가 생기는 긍정효과가 발생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무엇보다 한반도 통일은 오로지 비용의 문제로만 계산되는 것은 아니다. 하나된 남북이 만들어내는 전 세계의 평화, 그리고 단일 민족이 만들어낼 파워는 남한과 북한을 세계적인 강국으로 만들어 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