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공주가 총리직 출마를 선언했다 하루 만에 철회했다. 지난 8일 태국 정당 타이락사차트는 마하 와치랄롱꼰(66) 현 국왕의 누나 우본랏 라차깐야(67) 공주를 3‧24 총선 총리 후보로 등록했었다. 그러나 국왕의 반대와 많은 이들의 비난에 부딪히자 하루가 지난 9일 그녀의 총리 후보 지목을 전격 취소했다.
태국은 헌법으로 왕가의 정치 참여를 금하고 있다. 우본랏 공주의 출마에 대해 와치랄롱꼰 국왕은 8일 “짜끄리 왕조의 일원으로 신분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공식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반면 공주는 “나는 총리 후보가 되기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가진 평민”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서로 상반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본랏 공주는 1972년 미국인과 결혼하면서 공주의 신분을 잃었다. 하지만 태국 국왕은 출가외인이라 할지라도 왕족의 신분은 유지된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공주의 정치참여는 막힐 것으로 관측된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파이분 리띠따완 국민개혁당 대표는 "국왕의 칙령으로 우본랏 공주의 출마가 왕실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며 공주의 정치 참여를 비판했다. 공주는 1990년대 말 이혼하고 2001년 태국으로 귀국해 배우와 가수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공주는 총리직 출마의 명분으로 청소년층의 빈곤 탈출을 거론했다. 그녀는 십대들을 대상으로 마약 복용 금지 캠페인을 벌이면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빈곤에서 탈출시키고 좋은 미래를 주고자” 총리직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