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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정치

[분석] 하토야마 전 총리는 누구인가?

지난 10월 24일 하토야마 유키오(72·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가 순천만국가정원 국제습지센터에서 열린 ‘2019 순천 평화포럼’에서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와 미래에 대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남북 분단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국가는 일본”, “평화를 위해서 일본이 움직이고 있는 것인지를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등 일본에 대한 많은 비판을 했다.

 

우리로서는 일본 정치인이 이런 말을 한다는 점에서 매우 우호적으로 느끼지만, 사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대표적인 진보정치인이자 한국에 우호적인 지한파이다. 그는 과거에서 수차례 한국을 방문, 일본의 반성을 촉구하는 발언을 했으며, 이러한 그의 발언은 국제적인 여론 조성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지금 동시대에 그와 같은 일본 정치인이 있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간 해왔던 그의 발언은 우리에게는 ‘사이다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잠깐 그가 했던 각종 연설에서의 몇 장면을 살펴보자.

 

“위안부 문제는 일본인들이 굉장히 크게 사죄해야 하는 문제다. 일본이 전쟁의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일본은 전쟁으로 상처를 받은 한국과 중국 분들이 더는 사죄를 할 필요 없다고 말할 때까지 항상 사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때 일본에서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이라는 표현을 썼다. 두 번 다시 얘기를 꺼내지 말라고 하면 다시 꺼내고 싶은 게 도리 아니겠는가. 일본의 이러한 말들은 상처 받은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 발언이다. 일본의 모든 것들이 잘못됐다. 일본에는 전쟁의 무한책임이 있다.”

 

“서대문 형무소 앞에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 적이 있다. 일본에서는 왜 무릎을 꿇냐며 분노했는데, 올바른 행동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하토야마 전 총리는 2015년 8월 서대문 형무소를 방문해 추모비 앞에 무릎을 꿇고 일제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한 적이 있었다.

 

 

당시 일본에서는 그의 행동에 대해서 맹비난을 했지만, 그는 자신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결코 외면하지 않았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홋카이도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 출신이다. 사실 그는 애초에는 자민당에 입당, 정치생활을 시작했다. 1986년, 자민당 공천으로 홋카이도 중의원 선거에 출마, 당선됐다.

 

다수의 일본 정치인들이 그렇듯,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역시 일본의 유력 정치 명문가 출생이다. 그의 증조부인 하토야마 가즈오는 중의원 의장을 지냈고, 조부 하토야마 이치로는 1950년대에 총리까지 지냈다. 이 정도의 가문이면 일본에서도 초엘리트 정치가문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는 ‘가문의 영광’만 지킬 생각은 없었다. 정의감이 강했고, 일본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의 이러한 의지가 폭발한 것은 바로 1988년이었다. 그는 ‘유토피아 정치 연구회’라는 초파벌적 정치 집단을 결성해 자민당 당내의 비리를 폭로하면서 신당을 창당하며 새로운 정치 행보를 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민주당에서 활동하기 시작해 민주당의 대표로서 2009년 8월 30일에 치러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2009년 9월 16일에 내각총리대신으로 지명됐다. 하지만 그의 총리 재직은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바로 이듬해인 2010년 6월 2일,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과 함께 사임했기 때문이다.

 

그의 진보적이고 열린 정치적 시각은 아마도 대학시절부터 길러졌을 것이다. 그는 도쿄대학 공대를 졸업한 후에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공과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이후 일본으로 돌아와 경영학 조교수로 일을 하다 1984년에 정계에 입문했다. 미국에서 길러진 자유로운 시각과 ‘경영’이라는 분야에서의 탈(脫) 이념화는 그의 정치적 철학의 근간을 이뤘다. 

 

특히 그의 사상은 ‘우애’에 기초하고 있다. 이는 프랑스 혁명 시기에의 ‘자유, 평등, 우애(박애)’라는 세 가지 중의 하나로서 자유주의 정치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그의 이러한 과거 경험과 사상이 결합해서 한-일 관계를 비교적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었고, 오늘날 한국에 매우 유리한 발언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그가 더욱 올바른 역사관을 일본 국민들에게도 전파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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