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센터 노동자 1600여명 중 조합원 978명에 온라인 설문 조사

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노동자들이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노동건강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민진철 기자)
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노동자들이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노동건강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민진철 기자)

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노동자들은 노동건강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 결과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 상담사의 85%가 민원인의 폭언 등으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공운수노조가 지난해 8월 26일부터 31일까지 6일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지부 조합원 79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5%(677명)가 우울증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근무 중 또는 업무로 인해 고객으로부터 무리한 요구를 강요받는 경험을 한 상담사는 93%(740명)으로 집계됐다. 또 고객에게 인격 무시 발언을 들었다는 응답은 87.2%(694명), 욕설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81%(644명)이었다.

아울러 답변자의 99.4%(791명)가 적어도 한 부위 이상의 신체 부위에서 근골격계질환과 관련한 자각 증상과 통증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체부위별로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어깨부위에 가장 많은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한 사례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상담사 A씨는 지난 2017년 입사 이후 3개월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에 시달렸다.

A씨는 "교육 당시 예상했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업무 범위에 놀랐다"며 "처음 업무를 시작했을 때 민원인들의 전화는 쉴 새 없이 쏟아지는데 교육 기간이 짧아 도저히 모두 숙지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입사 이후 목과 어깨가 아프고 손목이 시큰거렸고, 무엇보다 3개월 조금 지난 무렵부터는 전에 없던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에 시달렸다"며 "화가 난 상태에서 전화를 하는 민원인, 또 다친 마음을 회복할 새도 없이 친절한 음성으로 바로 다음 전화를 받아야 하는 현실로 마음의 병이 생겨 몸이 아팠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공공운수노조는 "이미 많은 수의 상담사들이 정밀한 진단이 필요할 정도의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다"며 "10명 중 9명은 고객 응대의 과부하와 갈등, 조직 감시 및 모니터링의 위험군에 속해 있을 정도로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감정 노동의 강도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고객센터의 전반적인 운영 및 평가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또 감정노동에 따른 우울증, 직무소진과 직무스트레스에 대한 전수조사와 질환자들에 대한 치료 및 상담을 지원하고, 공식적인 보호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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