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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관계, 따뜻한 봄으로 회귀할 수 있을까
  • 기사등록 2021-02-15 15:06:36
  • 기사수정 2021-02-15 15: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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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초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남측의 태도에 따라 3년전 봄날로 돌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는 전했다. 분명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태도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정말로 문재인 정부는 이렇게 ‘봄날’로 회귀할 수 있을까?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이다. 남북한의 문제도 결국에는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봄날로의 회귀를 위한 가능조건과 불가능한 조건 등을 살펴보고 향후 남북관계를 예상해본다.

 

근본문제부터 해결하자는 김정은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김정은 위원장의 말은 “파국에 처한 현 북남관계를 수습하고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는 성과없이 끝난 하노이 회담 이후 김정은 위원장의 유례없는 전향적인 자세가 아닐 수 없다. ‘수습-개선-대책’이라는 말 속에는 현재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뒤바꾸고자 하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3년 전 봄날’이라는 표현은 시(詩)적이기까지 하다. 남북한 두 지도자가 함께 판문점에서 만났던 그 아름다운 모습에 대한 칭송과 갈구의 마음까지 읽힌다. 하지만 북한의 이러한 바람에는 분명한 전재조건이 붙어 있다. 우선 자신들은 ‘자력갱생’의 길을 갈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따라서 자신들이 먼저 나서서 미국에게 제제의 해제나 완하를 바라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이는 곧 ‘어설프게 제제 따위로 우리를 협상 테이블에 불러낼 생각은 버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 정부와 미국이 하는 만큼’ 자신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남조선당국에 우리의 정당한 요구에 화답하는 만큼, 북남합의들을 이행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만큼 상대해주어야 한다. 북남관계가 회복되고 활성화 되는가 못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으며 대가는 지불한 것만큼, 노력한 것만큼 받게 돼 있다”고 말했다. 또 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은 ▲근본문제부터 해결 모색 ▲적대행위 중지 ▲남북합의 성실 이행을 그 기준으로 제시했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근본문제’라는 것이다. 이는 방역협력이나 인도주의, 북한 관광 등과 같은 문제로 남북관계를 풀려고 하지 말고, ‘체제보장’부터 먼저 해결하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남한에서의 첨단 군사 장비 반입,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하라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단계적 군축’을 동원하고 있다. 또하나 중요한 것은 미국에 대한 변하지 않는 적대적인 입장이다. 이에 대해서 김 위원장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대외정치활동을 우리 혁명 발전의 기본장애물, 최대의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지향시켜나가야 한다. 새로운 조-미 관계 수립의 열쇠는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데 있다. 미국에서 누가 집권하든 미국이라는 실체와 대조선 정책의 본심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결국 이 모든 김정은 위원장의 말을 종합해보면, 평화의 시대를 열고 싶은 의지는 있지만, 현재와 같은 북한에 대한 적대적 행위가 이어지면, 자신들은 끝까지 자력갱생으로 살아가겠다는 것이기도 하다.

 

올 3월 한미연합훈련이 가늠자

하지만 남한의 입장에서 북한의 이러한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사실 북한문제의 결정적인 해법은 우리가 아닌 미국에게 있다는 점이 제일 중요하다. 한미동맹을 굳건히 해야한다는 것은 여야 정치인을 불문하고 공통적인 의견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 정서 역시 ‘미국은 영원한 혈맹’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허락이 없는 남한정부의 독자적인 행위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반면 북한은 남한의 이러한 태도가 가장 불만스럽다. 미국에 휘둘리지 말고 ‘우리민족끼리’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미국의 눈치만 본다는 이야기다. 물론 국내에서도 일부 전문가들은 ‘이제 미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쉽지 않다. 더구나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자 경제대국이다. 미국에 보조를 맞추지 않는 것은 사실 우리 경제에 대한 극심한 피해가 오는 일이기도 하다. 더불어 미국과 갈등을 일으키게 되면 국내의 정치적 지지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위험성도 있다. 곧바로 야당 정치인들은 ‘친북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며, ‘한미동맹이 위험해진다’고 말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한 정부가 정말로 북한이 원하는 ‘근본문제’부터 해결해 나가기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뿐만 아니라 현 문재인 정부는 ‘할 수 있는 일부터 우선 해보자’는 입장이다. 미국으로부터 독립되어 뭔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방역협력이나 인도주의, 북한 관광부터 시작해 양국간의 우의를 다지자는 말이다. 이는 지금 당장은 할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을 반영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선 미국 바이든 정부는 북한의 핵문제를 ‘세계 평화의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지었다. 지난 1월 23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의 대북 정책에 관한 질문에 대해 “대통령의 관점은 의심의 여지없이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다른 확산 관련 활동이 세계의 평화와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훼손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은 ‘새로운 전략’을 언급했지만 이것이 북한이 주장하는 바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매우 어렵다. 오히려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좀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이고, 이 상태에서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올해 3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연습의 강행 또는 중단 여부가 한반도 정세의 결정적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북한 2019년 11월에도 이미 3월과 8월에 치러진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이렇게 주장했다.

“상대의 선의를 악으로 갚는 배신행위이며, 조미(북미)관계의 운명이 파탄 위기에 처한 위태로운 상황에서 또다시 대화상대인 우리 공화국을 과녁으로 삼고 연합 공중훈련까지 강행하며 사태 발전을 악화일로로 몰아넣은 미국의 분별없는 행태에 대하여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공식 입장이다.”

이런 상태에서 또다시 우리 정부가 한미연합훈련을 하게 된다면 북한의 적대적인 태도는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고 ‘3년 전의 봄날’은 더 멀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어쩌면 북한과의 평화의 문제는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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