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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세대가 다시 경제를 이끌 가능성 높다
  • 기사등록 2021-02-15 17:28:20
  • 기사수정 2021-02-15 17: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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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의 무수한 비즈니스 기회를 잘 살리면 높은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핀란드에서 열린 <실버경제포럼>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당시 IMF 총재가 한 말이다. 사실 ‘실버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10년 전부터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확고하게 그 시장의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소 달라지기 시작했다. 실버세대의 쇼핑몰 이용, 콘텐츠 이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으며 스마트 기기를 능숙하게 조작한다는 의미의 ‘실버 서퍼(Silver Surfer)’라는 신조어도 만들어졌을 정도이다. 따라서 향후 미래 경쟁력은 실버세대의 손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스마트 기기 사용에 익숙한 실버세대

일본이 초고령 사회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실버세대’라고 하면 왠지 활력이 떨어지고 우울할 것만 같은 생각도 든다. 또 국가경제에도 딱히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일본에서 정기구독만으로 월 20만부를 판매하는 잡지가 있다. 바로 50대 이상 고령 여성층을 공략하는 ‘하루메쿠’라는 잡지다. 2019년 상반기 여성잡지 분야에서 1위를 달성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실버세대가 향후 경제를 주도할 수 있다는 힌트가 되고 있다. 중국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국에서는 실버세대의 경제력과 시장 형성을 ‘은발경제’라고 부르며 있으며 그 시장 규모는 이미 1,00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노인 전문 서비스나 노인 상품 등의 시장 규모는 2024년까지 연평균 13%나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를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5.5%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2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런 만큼 최근 2~3년 사이 실버세대에 평가가 남달라지고 있다. 지난 2018년 연말에 발표된 대한상공회의소의 <인구변화 따른 소비시장 신(新)풍경과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60세 이상 은퇴연령 인구가 처음으로 1천만명을 넘어 1,042만명을 기록했다. 2000년에 비해 두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소비여력이 충분치 않았던 옛날 어른과 구분되는 이들은 구매력과 지출 의향은 물론 뜨고 있는 온라인쇼핑에도 능해 향후 소비 주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삼정 KPMG 경제연구원도 <고령사회 진입과 시니어 비즈니스 기회>라는 보고서에서 고령화 사회에서 주요 소비계층이 변하고 있으며 이들의 소비행태가 변하고 있다는 말한다. 따라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는 현 시점에서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버세대와 관련해서는 무엇보다 이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신조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조어란 사회상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고, 현재의 트렌드를 압축적으로 표현해준다. 따라서 관련 신조어가 많다는 것은 곧 관련 이슈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고 더 나아가 관련 시장도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대표적인 신조어가 ‘실버서퍼(silver surfer)’이다. 인터넷 서핑의 ‘서퍼’와 ‘실버’가 결합된 말이다. 이는 지금의 실버세대들이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스마트 기기의 사용에 능숙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 말은 이제 젊은 세대와 고령층 사이의 디지털 격차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며, 고령층 역시 디지털이 만들어내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이야기다.

 

노년층에서도 양극화 심화될 것

실재 인터넷 사용시간도 실퍼서퍼의 위력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2019년을 기준으로 50대 이상의 유튜브 사용시간은 총 51억 분이었다. 30대 42억 분, 40대 38억 분보다 많은 수치다. 물론 시간이 좀 더 여유롭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용량이 많다고 볼 수도 있지만, 스마트 기기와 인터넷에 익숙하지 못하면 이마저도 힘들다. 그러나 보니 대기업도 이러한 시장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중장년층 전용 스마트폰과 요금제를 출시하기도 했다. 특히 별도의 앱을 통해 노년의 건강, 취미, 여행, 은퇴 후의 삶까지 가이드해주기도 한다.

여기에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식품인 ‘실버 푸드(silver food)’라는 말도 생겼다. 이는 곧 나이가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시장이 열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실버푸드 시장은 현재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5천억 원 수준이었던 관련 시장은 2017년에 1조원으로 성장했고 2020년은 2조원으로 성장했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해외 언론들도 이러한 노년층의 파워를 예감하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20년 세계 경제 대전망’라는 이름의 커버스토리를 통해 ‘만 65~75세의 ‘욜드(Yold·Young Old)’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했다. 욜드란 Young과 Old을 결합해 만든 말이다. 의미 그대로 ‘나이가 들었지만 젊게 사는 세대’를 말한다. 과거에 이 정도 나이대의 사람이라면 ‘할아버지’에 속하면서 활동량도 적고 소비력도 낮은 것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일단 이 세대들 자체가 자신을 ‘늙은 사람’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들 욜드는 노동이나 금융, 소비 측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실버세대의 전개에도 부작용이 존재한다. 바로 실버세대 내부에서의 양극화다. 결국 한 세대의 존재감과 영향력은 ‘돈의 파워’에 의해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버세대 내부에서도 직장이 없이 연금에 의존해 홀로 사는 사람들은 이러한 실버세대의 트렌드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반면 어느 정도의 경제력을 갖춘 사람들이라면 과거보다 더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자신의 삶을 즐길 것으로 보인다. 자본주의에서의 양극화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지만, 이제 이러한 부작용이 실버세대에서도 더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의 노동력, 소비력이 살아있다는 것은 국가 경제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초고령사회의 궁극적인 문제점은 그들이 나이가 들었다는 점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 활동력, 경제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세금을 내기 힘들어지고 연금은 계속해서 나가기 때문에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이 나이가 들었다고 해도 왕성하게 경제력인 활동을 하고 있다면 국가로서는 그 부담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과거 ‘초고령 사회의 도래에 따른 걱정과 불안’의 해소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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