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색기술 활성화', '지속가능한 금강하구 환경 조성' 등 4대 추진전략, 11개 추진과제 제시

▲ 현재 군산시와 서천군은 협력을 통해 지리적·문화적 벽을 허물고, 생태환경·관광·항만·수산 산업 등에서 혁신을 꾀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계획 `금강하구 그랜드 마스터플랜`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금강하구/서천군 제공
▲ 현재 군산시와 서천군은 협력을 통해 지리적·문화적 벽을 허물고, 생태환경·관광·항만·수산 산업 등에서 혁신을 꾀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계획 `금강하구 그랜드 마스터플랜`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금강하구/서천군 제공

전라북도 북서부에 위치한 군산시는 금강 하구와 만경강 하구로 둘러싸인 옥구반도와 서해안의 도서로 이뤄져 있다. 그 바로 위로는 충청남도 소재의 서천군이 있으며, 서천군 장항읍과 군산 원도심은 금강 하구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다.

현재 두 시군은 협력을 통해 지리적·문화적 벽을 허물고, 생태환경·관광·항만·수산 산업 등에서 혁신을 꾀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계획 `금강하구 그랜드 마스터플랜`을 추진 중이다.

해당 계획안의 연구용역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맡고 있으며, 지난 9월 28일 군산시청에서 개최된 `2021년 제1차 서천·군산 행정협의회`에서 중간보고가 이뤄졌다.

당시 발표에는 청색기술 센터 설립 등 청색기술 융복합산업 육성과 관련된 내용도 담겨 있어 주목을 받았다. 청색기술은 이전까지만 해도 서로 충돌하는 개념이었던 ‘기술혁신’과 ‘친환경’이란 두 패러다임을 절충해 아우르는 기술로서, 이미 몇 년 전부터 여러 산업 부문에서 조명을 받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해당 중간보고서를 분석, 그 개괄적인 내용을 살펴봤다.

우선, 군산시와 서천군 모두 2000년대 이후로 주력산업이 쇠퇴함과 동시에 인구유출 및 고령화 현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천군 장항읍은 2000년 18,025명이었던 인구가 2019년 11,311명까지 감소했으며, 고령화율도 동기간 10.1%에서 29.3%로 3배 가까이 뛰었다. 군산시 원도심도 마찬가지였다. 2000년대 54,010명이었던 인구는 2019년 44,714명으로 감소했고, 고령화율은 동기간 6%에서 27.7%로 약 4.5배 늘었다.

군산 원도심과 서천군 장항읍 모두 한국고용정보원이 제공하는 인구소멸 위험지수에서 2019년 각각 0.34와 0.29를 받음으로써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소멸위험지수는 `20~39세 여성 인구수 / 65세 이상 고령 인구수`로 계산하며, 해당 값이 0.2~0.5 미만은 `소멸위험진입 단계`로, 0.2 미만은 `소멸고위험지역`으로 분류한다. 둘을 합해 `소멸위험지역`으로 정의한다.

물론 두 지자체가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이들 지자체는 생태자원을 활용한 교육·연구·관광을 활성화하고자 관련 산업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는 등 도시재생 사업에 힘써왔다. 이런 중에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금강하구 공간관리의 필요성을 느낀 두 지자체가 협력해 시작한 것이 바로 `금강하구 그랜드 마스터 플랜`이다.

2020년 3월 27일 계약을 체결한 이래 올해 9월 말까지 분야별 전문가, 연구진, 지자체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워킹그룹 워크숍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총 6회 개최됐고, 생태·환경·해양치유·역사·문화·관광 등 분야별 전문가가 자문으로 참여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크게 지역산업, 인구사회, 생태환경, 문화관광, 네 분야에 걸쳐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워킹그룹은 상기 언급한 지역산업 쇠퇴와 인구소멸 문제 외에도, 두 지자체가 생태환경과 문화관광 측면에서 겪고 있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주력했다.

우선 생태환경 측면에서, 연안의 섬, 갯벌 등이 일찍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는 강점에도 불구하고 하굿둑 내 퇴적 오염도 증가와 해양쓰레기 문제 관리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화환경 측면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주요 관광지 방문객이 2019년 360만 명에서 2020년 130만 명으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모바일 위치정보 통계를 분석한 결과, 2시간 이상 금강하구를 방문한 수가 2019년 661만 명에서 2020년 650만 명으로 거의 변함이 없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자연경관 감상과 해양레저를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방문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금강하구의 전략적 활용을 위한 방안으로 “세계 자연 유산을 중심으로 대표 통합 브랜드 구축”이 1위로 꼽혔다. 이외에도 금강, 갯벌, 철새 등의 자연생태 환경을 보전 및 발달시키는 문화생태관광 사업을 추진하고, 백제 시대부터 근대까지를 아우르는 역사문화자원을 보유한 지역적 강점을 활용하는 등의 방안도 제시됐다.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로는 영국 템스강 기수역 2050 광역 재생 사업, 벨기에 플라망-네덜란드 에스코강 하구역 개발 사업, 미국 뉴욕 거버너스 섬, 시카고 너덜리 섬 등 섬-도심 연계 자연생태공원(정원) 개발 사업 등이 제시됐다. 국내 사례로는 지리산권 7개 지자체의 협의회 구축을 통한 광역관광 개발 사업이 제시됐다.

이러한 진단과 이해, 참고사례를 바탕으로 `천년의 하구공동체, 청색경제(Blue Economy) 시대를 선도하는 금강하구`라는 비전을 기치로 내걸고 ▲지역 상생 강화 ▲청색기술 활성화 ▲탄소중립 시대 선제적 대응 ▲지속가능한 금강하구 환경 조성이라는 4대 추진전략과 11개의 세부 추진과제가 소개됐다.

우선, ‘지역 상생 강화’를 위한 세부 추진과제로는 △금강하구 강들섬들 도시예술제 △금강하구 농산어촌 유토피아 프로젝트 △B·T·S 모빌리티 네트워크 구축이 제시됐다.

금강하구 강들섬들 도시예술제는 금강하구 일원의 논, 강, 둔치, 섬 등에 자연경관, 모던아트, 생활공간을 활용한 국제예술제를 통해 지역 상생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금강하구 농산어촌 유토피아 프로젝트는 금강하구에 농촌형, 어촌형 복합타운을 건설한다는 계획으로 금강 유역의 한산면, 화양면, 장항읍, 나포면 등이 대상 지역이다.

B·T·S 모빌리티 네트워크 구축은 다양한 교통수단과 인프라 구축을 통해 금강하구의 분절된 지역 간 연결성을 높이고, 주민과 관광객의 교통 접근성을 개선하며, 차별화된 콘텐츠로 지역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때 B는 Bus(셔틀버스)를, T는 Tram(트램)·Trail(전기 자전거·스쿠터)·Trekking(도보여행)을, S는 Sky Cube(스카이큐브)·Sail(생태탐사선)을 의미한다.

두 번째 ‘청색경제 활성화’를 위한 세부 추진과제로는 △금강하구 블루벨트 조성 △치유형 농어촌 특화마을 조성 △강·바다 환경정화 및 업사이클링이 제시됐다.

금강하구 블루벨트 조성 사업은 핵심사업 중 하나로, 금강하구의 인공섬 금란도를 중심으로 그 일원을 산학협력을 통한 서해안권 청색경제 거점으로 만들어 생태·환경·바이오·로봇 등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4개 거점 간 R&D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제시된 4개 거점은 금란도, 장항 브라운필드, 국립생태원, 근대문화유산벨트이다. 지난 2020년 6월 박완주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현재 위원회 심사 중인 `청색기술개발 촉진법안`이 제도적 지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치유형 농어촌 특화마을 조성 사업은 금강하구 일원에 농어촌 치유마을을 조성함으로써 주민들의 건강증진과 더불어 소득원 및 일자리 창출까지 꾀한다는 계획이다.

강·바다 환경정화 및 업사이클링 사업은 금강하구의 강과 바다 쓰레기 제로(0)화를 목표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수거된 폐자원을 활용해 디자인이나 아이디어, 기술 등을 덧입혀 전시 제품으로 만드는 등 고부가가치 업사이클링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세 번째 ‘탄소중립 시대 선제적 대응’을 위한 세부 추진과제로는 △금강하구 "그린뉴딜" △농어업공존형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 클러스터 △금강하구 경관농업단지 조성이 제시됐다.

▲ 금강하구 '그린뉴딜' 사업 중 하나인 '금란도 국가정원 조성' 사업은 금강하구에 위치한 인공섬 금란도에 람사르 습지원 Zone, 세계 도시정원 및 청색기술산업 Zone, 주 행사장 및 아트컬쳐 Zone을 조성한다는 사업이다. 사진은 금란도/서천군 제공
▲ 금강하구 "그린뉴딜" 사업 중 하나인 '금란도 국가정원 조성' 사업은 금강하구에 위치한 인공섬 금란도에 람사르 습지원 Zone, 세계 도시정원 및 청색기술산업 Zone, 주 행사장 및 아트컬쳐 Zone을 조성한다는 사업이다. 사진은 금란도/서천군 제공

금강하구 "그린뉴딜" 사업은 대규모 간척사업에 의해 소실된 연안 내륙습지를 복원해 탄소 흡수·저장 방안으로 활용하고자 블루카본습지, 청색기술융복합센터 등을 조성하는 `다시 그린(Green) 장항` 사업과, 금강하구에 위치한 인공섬 금란도(길이 3.9㎞, 너비 470m, 면적 202만7,000㎡)에 람사르 습지원 Zone, 세계 도시정원 및 청색기술산업 Zone, 주 행사장 및 아트컬쳐 Zone을 조성하는 `금란도 국가정원 조성` 사업으로 나뉜다.

그린뉴딜 사업은 그 규모와 중요성이 큰 만큼, 예상되는 총 소요 예산의 약 1/4에 해당하는 2,500억 원의 자금이 할당됐다. 이는 11개의 추진과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것이다.

농어업공존형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 클러스터 사업은 농어업 경작지에 태양광 발전 등의 실증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친환경 전력 생산과 주민참여형 수익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금강하구 경관농업단지 조성 사업은 금강하구 농어촌의 자연과 재배작물을 활용해 경관을 아름답게 유지·개선함으로써 소득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촌 경관을 꾸미거나 보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재배한 작물에 정부가 생산자에게 소득을 보조해주는 경관보전직불제를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마지막 ‘지속가능한 금강하구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금강하구 세계화 전략 △금강하구 생태·환경 재생이 제시됐다.

금강하구 세계화 전략 사업은 서천·군산의 세계자연유산을 활용하기 위해 세계자연유산센터를 유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서는 해양수산부가 공모할 예정이며, 센터 유치를 위해 다른 시군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군산시와 서천군이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성공적인 유치를 위한 계획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금강하구 생태환경 재생 사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지역 전문가로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금강하굿둑 수문 개방 효과를 여러 실증 과정을 거쳐 측정 및 평가함으로써 향후 정책 결정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상기 언급한 11개 추진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추정예산은 총 1조 460억 원으로 계상됐다. 각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와 연계해 추진하거나, 공모, 공동출자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재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KMI 수산연구본부의 박상우 실장은 “이번 중간보고 이후 여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각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국가정책 정합성 등을 검토한 뒤, 재원확보 마련 등에 관한 보완 과정을 거쳐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이듬해 1월 최종보고에 이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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