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출신 더불어민주당 이수진의원, 국민의힘 전주혜의원변호사 출신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

2020년 4월에 시작된 제21대 국회에서는 유난히 많은 초선들이 대거 입성했다. 전체 국회의원 300명 중에서 초선의원이 무려 151명으로 50.3%에 해당한다. 이는 제17대 국회의원의 62.5% 다음으로 높은 수치이다. 본지에서는 올한해 출신별로 이색적이거나 자신만의 전문성을 지닌 초선을 선정, 집중적으로 인물을 분석한다.

판사 출신 두 초선 의원-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

부장판사, 변호사 거친 전주혜 의원

판사는 사회적으로 매우 높은 전문성을 인정받는 직업이다. 수사와 기소의 단계에서 아무리 치열하게 공방을 벌여도 결국 판사가 한번 판정을 내리면 그에 따를 수밖에 없다. 그만큼 판사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또한 직업 역시 당연히 안정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판사를 하다가 국회의원을 한다면 그만큼 정치적인 지향성이 강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판사 출신의 눈에 띄는 두 후보를 꼽으라면 단연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다.

우선 전주혜 의원의 경우 1966년 생으로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한 후 1989년 제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서울 동부지원에서 판사생활을 시작한 후 광주지법, 수원지법, 서울 중앙지법 부장판사까지 역임했다. 그 후 2014년부터 2020년 3월까지 법무법인 태평양의 변호사로 활약했다. 일반대중들에게 전 의원은 그리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으나 그간 여성가족부 사이버멘토링 대표멘토, 국가인권위원회 자유권 제1전문위원회 위원,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회 위원으로 정부기관과 인연을 맺으면서 정치인들과 소통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격적인 정치인으로의 변신을 꾀한 것은 지난 20대 총선부터였다. 당시 새누리당에 비례후보를 신청하기도 했으며, 지난 2016년에는 새누리당 윤리위원회 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전주혜 의원은 당 안팎에서 매우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유독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많이 받고 있다. 이는 그녀가 다소 강성 이미지를 자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가 법사위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이슈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최근에는 ‘추미애 아들 방지법’을 발의하고 박범계 법무부 후보자의 청문회 당시 ‘새로운 별명이 양파다’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 추미애 전 장관을 탄핵하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하기도 했다. 

전 의원이 이렇게 상대를 가리지 않고 강한 발언을 이어가는 것은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도 관련이 있다. 그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 입문 계기에 대해서 “법조인으로서 답답한 부분이 많았다. 잘못된 법이나 정책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 처음부터 법을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따라서 늘 입법에 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지금의 상황을 '법치의 위기'로 진단한다.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이 필요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자신만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종합하자면, 법에 대한 답답함, 그리고 좌우진영의 쏠림현상에 있어서 그녀의 다소 강한 발언들이 이어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전 의원은 입법활동에 매우 활발하다.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대한 일부 개정안, 경력단절 여성 고용 정책 관련 법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법안 등을 발의했다. 나아가 전 의원은 여성의 지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판사 생활을 그만둔 뒤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늘 법과 함께 있었다는 점에서 입법 역량이 탁월해졌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전의원은 총19명의 비례대표의원 중 15번째로 당선이 되었다. 이제 다음 국회에도 입성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자신의 이름으로 지역구에서 승부해야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가난한 집안에서 전교 1등, 이수진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자유한국당 원내 대표까지 지낸 4선의 나경원 전 의원의 지역구인 동작을에서 승리를 거둬 화제를 뿌렸다. 무엇보다 인지도 면에서는 나 전 의원이 압도적이었다는 점에서 이수진 의원의 당선은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오기도 했다. 

이수진 의원은 1998년 사법시험에 합격, 2009년부터 서울중앙지법 판사로 법조인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남부지법 판사를 거쳐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전지법 부장판사, 수원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판사 생활을 접고 2020년 4월 총선에서 당선되었다. 

현재 여성가족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 기업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재 민주당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녀의 등장은 그 자체로 화제였다. 어린 시절 이수진 의원은 생활보호대상자였을 정도로 가난하고 힘든 생활을 해야 했다. 

시골 단칸방에서 4남매가 살아야 했으며, 생활비를 버느라 대학진학도 늦었을 정도였다. 거기다가 어머니가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그마저도 여유가 없어 결국 전북도민이 모아준 성금으로 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늘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고 지방의 여고에 다니다가 서울대 경제학과에 합격했다.

무엇보다 그녀의 판결이 화제가 된 것은 조두순 사건으로 나영이의 부모님들이 검찰을 고소한 사건이었다. 검찰은 무리하게 나영이의 출석을 요구했고 카메라 조작 미숙으로 진술을 반복적으로 하게 하는 고통을 겪게 했다. 당시 담당판사가 바로 이수진 판사였다. 이 판사는 결국 나영이의 손을 들어줘 1천 3백만원의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수진 의원은 판사 시절 소위 '진보성향'이라고 불리는 국제인권법연구회에 참여했다.

최근 이수진 의원은 판사출신 답게 법관 탄핵과 관련, ‘법관 탄핵 저항세력은 반민생세력’이라고 말하고 ‘법관탄핵 이후 판결은 더욱 신중해질 것이다’라고 SNS상에서 주장하며 사법개혁의 선두에 서고 있다. 이는 이수진 의원 스스로가 사법농단의 피해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가습기로 인한 피해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린 것에서도 거침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판사출신답게 ‘동물실험의 한계성을 인식하지 못한 판결’이라며 전문성에 기반한 비판을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정경심 전 교수가 4년의 실형을 받은 것에 대해 ‘조국 전 장관과 정경심 교수에게 유례가 없는 별건 수사와 먼지털이식 수사가 진행됐다. 검찰의 총공세였다. 설령 ‘표창장 위조’ 등이 유죄로 인정되더라도 징역1년이면 충분한 사안으로 보인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그녀는 윤석렬 검찰의 ‘사찰문건’에 대해서는 윤석렬 총장을 탄핵해야 한다고까지 날선 비판을 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수진 의원은 향후 의원 생활에서 원래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약자의 권익보호’에 더욱 신경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과 민주당 이수진 의원, 지금은 서로 다른 진영에서 활약하고는 있지만, 우리 사회 사법질서의 바로서기와 약자를 위한 마음은 모두 한결같을 것이다.

변호사 출신 두 초선 의원-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

공장 노동자에서 인권 변호사로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은 매우 많다. 그런데 초선에서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21대 국회에서 눈에 띄는 변호사 출신 초선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김남국 의원과 국민의힘의 김미애 의원이다. 이들은 각각 상대 진영에 대해 날카롭게 각을 세우며 의정활동을 하며 입법활동에도 매우 열심이다.

우선 김미애 의원은 2002년 제4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2005년부터 2017년까지 김미애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를 역임했고 이후 법무법인 한올로 옮겨가 다시 대표변호사를 했다. 정치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2018년 미래통합당 부산광역시당 해운대구을 당협회원회 위원장을 지내면서부터이다.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이후에는 계속해서 당내에서 분야별 위원장과 위원을 맡으면서 정치적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김미애 의원은 한마디로 ‘파란만장’ 그 자체이다. 고향은 제주시 우도면이며 해녀였던 어머니가 힘들게 일해 자식을 키웠으며 14세 때에 어머님이 돌아가시면서 학업까지 중단해야할 정도로 경제적인 곤란을 겪었다. 그때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으니 인생에서 큰 방황을 할 법도 하지만, 그녀는 먹고 살기 위한 방편으로 방직공장 여공으로 일했다. 

이후 봉제공장과 잡화점 판매점, 보험설계사로 일했으며 돈을 모아 식당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학업에 대한 꿈이 있었던 그녀는 29세에 동아대 법대 야간대학에 입학했고 34살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인권변호사를 자처했던 그녀는 돈이 없어 변호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위한 국선 변호사를 15년간 760건 넘게 하기도 했다.

김미애 의원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입양과 관련해서 날카롭게 각을 세웠다. 특히 그녀가 입양부모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고, 입양아들이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더욱 강하게 비판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문 대통령의 입양 절차 강화에 대해 “입양부모를 범죄자 취급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1월 8일 긴급현안 질의에 참석해 정세균 총리를 향해 “(백신과 관련해 정부가) 우왕좌왕하는데 국민이 죽어간다”고 말했고 이에 정 총리는 “누가 우왕좌왕하냐. 저는 그런 국민의 말씀을 못들었다. 어떤 국민이 그러시냐”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또 페이스북에서는 “문 대통령의 입양아기에 대한 인식에 분노한다. 입양아동이 시장에서 파는 인형도 아니고, 개나 고양이도 아니다”라며 분노하기도 했다.

그녀는 현 정부와 대립하기는 하지만, 사회적인 약자들을 위한 다수의 법을 발의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사유 등으로 갈등을 겪는 임산부와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는 목적을 가진 ‘보호출산에 관한 특별법안’ 대표 발의, 초등2부학교 운영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대표 발의, 보행약자 배려 및 안전확보를 위한 개정법 발의 등을 했으며 해운대 관내 사회복지관 9군데의 결손가정 등에 500만 원의 기부금을 내기도 했다. 

그녀의 이러한 약자들을 위한 고군분투는 그녀의 오랜 신념이기도 하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저 누구나 꿈꾸고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길 원한다”고 말했다.

정의당과도 거침없이 설전

김남국 의원은 중앙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의 정치적 입문 계기는 바로 노무현 대통령의 죽움이었다. 그는 대통령의 죽음이 검찰의 수사에 있다고 판단하면서 진보적인 성향을 강화했다. 2020년 2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김 변호사는 2013년 민주당 국정원 진상조사특위 법률위원회 변호사단에 참여하면서 민주당과 서서히 인연을 쌓기 시작했고 종편채널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렸다. 또 그는 ‘개국본(개싸움국민운동본부)’ 활동으로 열성 민주당원들 사이에서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이 단체는 조국 사태 때에 서초동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주도 단체였으며, 당시 당내의 최민희 전 의원, 손혜원 의원과 친분을 맺어왔다. 특히 그는 <조국백서>의 공동저자였으며, 서울대 법대 재학시절 지도교수가 당시 조국 교수였다.

그는 최근 정의당과도 거침없이 공방을 주고 받기도 했다. 지난 해 12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낙태죄와 관련된 공청회가 열렸다. 당시 공청회가 끝난 뒤 정의당은 ‘(김남국 의원이) 낙태죄 폐지에 대한 여성들의 반대의견은 잘 알겠으나 남성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등 어이없는 말들을 일삼고 여성들의 삶을 짓밟았던 공청회에서의 망언들을 굳이 다시 언급하진 않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김남국 의원은 ‘질문한 사람의 의도를 완전히 왜곡했다. 이런 논평이라면 조선일보랑 뭐가 다른가’라며 날선 비판을 했다. 이러한 설전은 같은 진보계열에 속해 있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것은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김 의원의 저돌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김 의원은 ‘김학의 출국금지’ 검찰수사에 관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의 편에 서지 않은 검사들을 찍어내는 보복수사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법무부 국정감사 중 국민의힘 장재원 의원과 ‘발언 중 끼어들기’를 두고 언성을 높이며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그의 이러한 저돌적인 성향에 따라 보수진영에서는 매우 비하하는 발언을 하기도 한다. 서민 단국대 교수는 김 의원을 향해 ‘똘마니계의 전설’이라며 ‘김 의원님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님의 똘마니이기만 한 게 아니라 추미애 장관님의 똘마니도 겸하고 계셨다’고 비꼬았다. 

하지만 당내에서의 김남국 의원에 대한 기대는 매우 높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의원을 ‘2020년도 국정감사 우수의원’에 선정했으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생회복·개혁완성·미래전환을 위한 정책제안 및 대안 제시의 역할을 했다”는 선정이유를 밝혔다. 입법활동에도 열심이다. 그는 만13세 아동을 성폭행한 범인은 출소 후 최대 10년간 격리하는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재범방지 및 사회복귀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으며, 조두순 재범방지대책의 일환으로 '전자장치부착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국회의원 초선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의정을 배워나가면서 차분하게 활동을 하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평소의 소신을 거침없이 밝히며 당내에서 스타 의원의 기반을 다지는 부류이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과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후자에 속한다. 다만 그들의 거침없고 저돌적인 스타일에 환영과 반대가 극명하게 엇갈리도 적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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