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는 환자만을 생각하고, 교수는 학생만을 생각해야 할 것
건양대학교 간호대학 이미향 학장

전 세계적으로 펜데믹 현상을 조성한 전대미문의 감염병 코로나19가 현재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세계적인 보건의료 석학들은 지구 온난화 등 기현상이 자주 발생되면서 향후 코로나19보다 더욱 강력한 감염병들이 나돌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기에 갈수록 보건의료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환자가 조금 더 나은 의료서비스와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간호사의 조력이 크게 요구될 수 있다. 준비된 자만이 달콤한 열매를 맛 볼 수 있는 법. 장기간 간호사 국시전원합격(외국인 유학생 제외)이라는 쾌거를 달성한 건양대학교 간호학과 이미향 학장을 통해 학생 전원 합격의 비결과 간호사가 갖춰야 할 자질은 무엇인지 등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건양대학교 간호대학 이미향 학장(사진=유미라 기자)
▲ 건양대학교 간호대학 이미향 학장(사진=유미라 기자)

 간호대학, ‘건양대의 큰 자산’이라는 자부심

대전시 서구에 위치한 건양대학교 간호대학은 1994년 9월 의과대학 간호학과로 정식 인가됐고, 40명의 학생 중 37명을 간호사로 배출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은 간호대학은 2001년 일반대학원 간호학 석사 과정을 인가받았고, 2006년에는 일반대학원 가정전문간호전공이 개설됐으며, 2007년 노인전문간호전공 개설과 2009년 감염관리전문간호전공을 개설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간호학과로써 안주하기에 어느 새 그릇이 커졌다. 보다 더 전문성을 갖춘 간호인력 양성이 필요했던 덕분에 2014년 8월 150명 정원으로 간호대학 승격을 결정했고, 명성에 걸맞게 간호대학은 장기간 국시 합격 100%를 달성했다. 현재까지 간호대학의 정원은 170명이다. 

“건양대는 간호학과가 큰 자산이라고 생각됩니다. 올해로 학생들을 가르친 지 7년째인데, 병원에서 15년 동안 간호사로만 생활하다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돼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기까지 쉽지 않았던 점도 있었죠. 학교를 졸업하고 정식 간호사가 된 학생들이 인사하러 찾아올 때마다 교육자로써의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간호사일 때는 환자가 감사하다는 말을 건넬 때 최고의 보람을 느끼죠.”

 

‘간호사관학교’를 떠올리게 하는 주도면밀한 학습체계 

건양대 간호대학은 단순히 의료보건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간호사관학교’라는 것이 있다면 이곳을 두고 하는 말이겠구나 생각될 정도로 주도면밀하게 교육되고 있다. 간호대학의 시험은 매년 1월에 치러진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마다 재시험을 치르게 하는 것으로 기존 수준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테스트 역시도 꼭 거치는 과정이다. 특히 4학년생은 졸업을 앞두고 있어 더 혹독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데, 여름방학이 되면 별도로 KPP 국시 특강을 진행하고, 이후 시험을 보게 한다. 이곳에는 4학년생 160명이 별도로 국시공부를 할 수 있도록 국시실도 마련해 두고 있다. 또한 전문성과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지도교수 한 사람당 4~5명 소수로 집중지도 하고 있는 것 역시도 합격의 비결로 꼽히고 있다.

“지난 국시에는 96%를 대다수 넘겼지만, 올해는 전체 94% 정도가 하락 부분이 있었죠.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대면수업보다는 온라인 위주의 수업이 자주 진행되다보니 교수는 가르치는데 불편함이 있었고, 학생들은 좀 더 상세하게 배우는 게 한계가 있었어요. 특히 교수 입장에서는 대면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학습을 이해하고 있는지 아닌지 등을 판단할 수 있지만, 비대면 수업은 그것을 살펴볼 수 없었기에 올해 국시가 어렵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렇지만 코로나19라는 악조건을 나름의 방식으로 극복한 간호대학은 국시 전원 합격이라는 성과를 달성하는데 쾌거를 달성했다. 지난해 국시 모의고사를 3번 정도 치렀다면 올해는 학생들의 해이해진 마음가짐 등을 자극하기 위해 4번을 실시한 것이다. 시험문제를 교내 교수님들이 출제하기도 하고 교비를 투입하여 외부 시험지로 시험을 보기도 하였다.

전원 국시 합격의 성과에 기여한 것은 비단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덕분만은 아니었다. 여타의 간호대학에 없는 건양대 간호대학만이 가지고 있는 제도가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이 바로 ‘평생 패밀리제도’다. 이것은 선후배간 멘티‧멘토링 해줄 수 있는 것으로, 여학생의 경우 시스터, 남학생의 경우 브라더로 통칭되고 있다. 이 역시도 나름의 규정이 존재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각자에게 부여된 학번 끝의 세 자리가 동일하다면 패밀리로 묶이는 것이다. 패밀리가 되면 재학 중 진로 서로 간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실습복을 챙겨주거나 전공서적을 나눌 수 있기도 하고, 졸업 후에도 조성된 유대감을 바탕으로 기분 좋은 만남을 지속하기도 한다.

더불어 가족 같은 ‘지도교수제’도 화목한 면학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한 몫하고 있다. 해당 제도는 학생이 졸업을 하고도 지도교수에게는 평생 재학생으로 남는 것으로, 교수 1인당 4학년 학생 합쳐 30~40명의 학생을 지도할 수 있고, 한 학기에 1학년 학생 한 사람에 대해 2~3번의 상담을 진행하거나 취업이나 장학금 추천 등을 써주기도 한다.  

 

▲ 건양대학교 간호학과 실습(사진=건양대학교 홈페이지)
▲ 건양대학교 간호학과 실습(사진=건양대학교 홈페이지)

간호대학이 잘 될 수밖에 없는 ‘특별한 비전 제시’

간호대학을 졸업했다 해서 그 길로 오롯이 걸어가지 않는 졸업생들도 많다. 졸업생들이 사회에서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사회활동을 적극 장려하기 위한 취지로 건양대 간호대학은 임상간호, 글로벌, 임상연구, 공무원 등 4가지 트랙을 학부과정에 조성해 두고 있다. 학생이 이 네 가지 중에서 한 개를 전공 선택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무원 트랙을 선택한 학생의 경우 일선 학교 보건교사 등 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간호사를 하고 싶다면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하는 것이다. 실제 졸업생들 중에서는 트랙 한 가지를 선택해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요즘은 학생들의 눈높이가 상당히 까다로워졌습니다. 원하는 것을 수용해주지 않는다면 건양대가 다른 간호대학에 비해 뒤쳐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과 인프라 등을 구축하고 있죠.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학생과 마찬가지로 교수들과 많이 배워야 합니다. 학생들은 예전과 달리 교수의 가르침을 통해 교수의 실무역량 등을 가늠하기도 하죠. 그래서 저 역시 병원으로 가 학생들이 궁금한 것에 대해 배워서 이것을 해소해 주기도 합니다.”

교육에 대한 이 학장의 열정이 꽃이 피는 이유는 건양대병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2015년 전국적으로 메르스가 유행하고 있을 당시 이 학장은 건양대병원의 메르스 총괄책임을 맡기도 했다. 비단 메르스 뿐만 아닌, 조류독감, 신종플루 등 감염병을 겁내지 않고 환자들을 물심양면 돌봐오면서 쌓여진 경험들이 오늘 날 성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 학장은 간호사는 환자만을 생각하고, 교수는 학생만을 생각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저 덕분에 ‘더 좋아졌다’는 등의 말을 들으면 사명감과 자부심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보건의료계열의 간호학과 등이 많이 성장하고 있지만, 저희만이 지킬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학생들의 교육과 취업 등의 질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해요. 이것이 바로 저희 건양대 간호학과가 많은 사랑을 받으며 살아남는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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