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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위한 미얀마 시민들의 멈출 수 없는 항쟁
  • 기사등록 2021-03-24 11:32:24
  • 기사수정 2021-03-24 11: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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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아웅 흘라잉

권력분점이 낳은 쿠데타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는 오전 성명을 통해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부 고위 인사를 구금하고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날 전격 강행된 쿠데타 이후 국영 TV·라디오 방송은 물론 인터넷 및 전화선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국내외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하고 인터넷과 금융서비스까지 차단했다.

쿠데타를 주도한 인물은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으로 그간 수치 국가고문과 권력을 분점해왔다. 군부 지배 때 제정된 헌법에 따라 내무·국방·국경경비 등 3개 치안부처 수장을 군부가 계속 유지했다. 문민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수치 국가고문과 군부세력이 이 위험한 상태를 이어 온 것이다. 이번 군부 쿠데타로 권력은 군 책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이양됐다.

쿠데타의 직접적인 원인은 작년 11월 열린 총선으로 분석된다. 수치 국가고문은 1945년 미얀마 독립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로,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온 인생을 바쳤다.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지난 2015년 총선에 이어 두 번째 열린 총선에서도 전체 선출 의석의 80% 이상을 석권하며 '문민정부 2기'를 출범을 알렸다. 그러나 군부는 선거 직후부터 유권자 명부가 잘못됐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꾸준히 제기했다. 미얀마는 53년 넘는 군부 독재 정권을 청산한 후 2016년 민주주의를 표방하였지만 5년도 되지 않아 또 다시 군부에 의해 현 상황에 처한 것이다.  

국제사회는 이날 기습 쿠데타를 일제히 비난하며 정부 인사들의 석방과 비상사태 해제 등 민주주의 시스템의 정상화를 촉구했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 젠 사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얀마 민주주의 제도에 강력한 지지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고 수치 고문을 포함해 구금된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미얀마 시위 희생자 100명 육박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 반대 시민들을 잔혹하게 진압하는 가운데,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의 간부들이 군경에 체포된 뒤 잇따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군부에 의해 사망한 이들은 누적 1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위대에 “실탄 사격을 명령받았다”는 경찰의 증언도 나왔다. 군부가 문민정권과 언론에 대한 탄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군부가 체포한 시민들을 가혹하게 폭행한다는 증언과 증거도 속속 나오고 있다. SNS에는 쇠사슬에 등을 맞아 빨간 상처가 난 사진 등이 공유되고 있다. 사진을 올린 한 시민은 “메익(미얀마 북부)에서 체포됐던 시위자가 풀려났는데 등 부위를 쇠사슬로 잔혹하게 폭행당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군부가 미성년자까지 잡아가 잔혹하게 고문했다”며 “그들은 시위대를 체포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문하고, 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미얀마 군경이 밤늦은 시간과 새벽에도 주거지역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 미얀마 국민의 공포감이 더 커지고 있다. 양곤(미얀마 남부) 외곽 한 마을에서는 심야 시간 군경의 총격으로 인해 한 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부상당했다.

군경이 심야에도 총격을 가하는 것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쿠데타 규탄 거리 시위와 시민 저항에서 중심 역할을 해온 시민불복종 운동(CDM)의 동력 약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쿠데타를 규탄하고 추가 조치를 취한다는 성명을 채택하지 못하면서 미얀마 군부는 시위대에 더 강경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미얀마에 언론 통제 요구

 중국이 반군부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달 말 미얀마 군부에 자국이 투자한 송유관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고 미얀마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보도했다. 중국은 반중 여론 억제를 위한 언론 통제도 요구했다. 3월 8일(현지시간) 이라와디가 입수한 기밀문서에 따르면 중국은 미얀마 외교부·내무부 관리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이같은 사항을 전달했다. 

바이톈(白天) 중국 외교부 섭외안전사무국 국장은 현지에서 반중 감정이 고조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면서 "미얀마 언론이 중국에 대해 긍정적인 내용의 기사만을 쓰도록 군부가 감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바이 국장은 “석유관과 가스관이 파손될 경우 양국 모두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와 관련한 신뢰도도 저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압박 사실이 드러나자 미얀마 시민들은 중국 대사관 앞에서 "군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라"는 시위를 벌였다. 현지 언론은 중국 제품 불매 운동이 전개될 조짐마저 보인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중국이 미얀마 군부에 대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행동을 저지한다면 반중 활동이 거세게 전개할 것"이라며 "결국 수송관을 비롯한 중국의 투자 사업에 차질이 빚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아픔 겪은 광주, 미얀마 민주주의 응원

 지난 3월 13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 3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사람들의 손에는 양은냄비와 꽹과리 등이 들려 있었다. 이들은 냄비와 꽹과리를 두드리며 “미얀마 군부를 몰아내자”고 외쳤다.

냄비 등을 두드리며 악귀를 쫓는 미얀마의 풍습인 ‘딴봉띠’ 집회가 광주에서 열렸다. 딴봉띠는 군부의 쿠데타 초기 미얀마 국민들이 ‘저항’의 상징으로 행해왔다. 하지만 최근 2~3주 전부터 군부는 딴봉띠를 금지시켰다고 한다. 광주 시민들은 미얀마 국민들을 대신해 딴봉띠 집회를 열며 민주화운동을 응원하고 있다.

현지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전과 미얀마 민주주의를 응원하는 광주 예술가들의 설치미술전도 열렸다.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와 오월민주여성회, 광주전남6월항쟁기념사업회 등은 3월 한 달 동안 매주 토요일 연대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미얀마 연대집회가 열린 5·18민주광장은 광주 시민들이 1980년 5월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등 신군부에 저항했던 상징적인 장소다. 집회에는 광주에 거주하는 미얀마 청년 10여명도 참여했다. 이들은 최근 일주일간 미얀마에서 목숨을 걸고 군부에 저항하고 있는 시민들의 상황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들은 “미얀마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외치다 총에 맞아 사망하는 등 군부의 야만적 행위가 극에 달하고 있지만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바라만 보고 있다”며 행동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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