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본메카 조성원 대표

우리나라가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 사태에서도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것은 제조업의 힘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관광, 서비스업이 초토화 되다시피 한 상태에서도 제조업은 꾸준하게 수출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제조업이 견고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재 산업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부품이나 기계 등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금속, 세라믹, 고분자 등의 기본적인 소재에 대한 이해와 이를 통한 기술적 활용이 반드시 따라주어야 한다. 최근에는 섬유 강화 복합소재, 일명 ‘카본’이 급성장하는 소재이기는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기술적 수준이 그리 높지는 않다. 우선 카본이라는 재료 자체에 관한 연구가 그리 오래지 않았고, 다양한 기술확보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앞서나가는 기업이 있다. 지난 2017년에 창업한 ㈜카본메카(대표 조성원)이다. 

▲ ㈜카본메카 조성원 대표와 직원들(사진= 카본메카 제공)
▲ ㈜카본메카 조성원 대표와 직원들(사진= 카본메카 제공)

시장은 점점 확장세

카본메카는 복합소재를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탄소섬유 복합소재 기업이다. 여기에서 ‘제품’이 아닌 ‘솔루션’에 방점을 두는 이유는, 아직 많은 기업이 복합소재를 자신의 회사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성원 대표는 기업이 원하는 제품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컨설팅을 해가면서 최종적으로 제품을 제공한다. 따라서 이러한 전반적인 과정 자체를 ‘솔루션’이라고 칭하는 것이다. 과거에 복합소재는 우주항공 등 극히 일부의 분야에서만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그 영역이 상당히 넓어졌다. 산업용, 반도체, 로봇 시스템, 에너지, 건설 구조물, 의료, 항공, 방산, 레저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장의 확장 속에서 카본메카는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e대한경제 2021년 상반기 베스트 상품’에 선정된 것 역시 그간의 활약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조성원 대표에게 우선 베스트 상품 선정 소감에 관해 물어보았다. 

“창업한 지 4년 차밖에 되지 않아 아직도 여전히 고생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 복합소재 시장이 점점 더 확대되어 가고 있는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고객 기업으로부터 먼저 연락이 와서 상담을 원하고 있고,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회사처럼 복합소재 상담과 제품 설계, 소재 선정, 공법 개발까지 동시에 할 수 있는 회사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보니 바로 이 점에서 기업들이 저희의 능력을 높이 사는 것 같습니다.”

카본메카가 설립된 것은 2017년이지만, 조성원 대표가 복합소재 쪽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철강과 알루미늄 쪽의 소재 설계를 하다가 진로를 바꾸어 복합소재 쪽의 기술영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복합소재 분야로 들어와 보니 과거에 자신이 핸들링했던 소재하고는 상당히 많이 달랐고, 또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한다. 1년 정도 일을 배운 후 더 깊은 관심이 생겼고 어느 순간 ‘복합소재 쪽에서 아이템을 잡고 꾸준하게 사업을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10년 정도만 지나면 충분히 시장이 형성되겠다’라는 판단을 했지만, 생각만큼 시장은 빠르게 형성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꾸준하게 성장을 해왔고, 그 활용 분야도 상당히 많아졌다고 한다. 현재 조성원 대표는 ‘FRP 섬유강화 복합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섬유 강화 플라스틱 메트릭스에 유리섬유나 탄소섬유, 아라미드 섬유 등으로 강화한 복합재료를 의미한다. 또 ‘CFRP 탄소섬유 복합소재’도 함께 한다. 탄소섬유를 강화제로 하는 플라스틱계 복합재를 CFRP이라고 하는데, 비강도는 철강의 6배, GFRP의 2배, 비탄성률은 철강의 3배, GFRP의 4배 정도가 된다. 특히 내마찰, 마모성이 매우 뛰어난 소재이다. 

 

▲ 자동차부품(사진=카본메카)
▲ 자동차부품(사진=카본메카)

삼성, LG 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가 엔드 유저

또 ‘GFRP 유리섬유 복합소재’도 생산하고 있다. 철보다 강하고 알루미늄보다 가벼운 소재로, 단단하지만 가벼우면서도 외부충격에 강하고 장력강도가 매우 큰 것이 특징이다. 또한, 녹이 슬지 않고 열에 변형되지 않으며 가공하기 쉽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GRFP는 건축자재, 보트, 스키용품이나 헬멧, 자동차 및 항공기 부품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뛰어난 제품을 생산하다 보니 거래처들도 모두 대기업이다. 엔드 유저(End User)로는 삼성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있고, 중국에 있는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주요 고객이다. LCD, OLED에 사용되는 카셋트와 이송용 로봇핸드 제품 개발에 오랜 시간 제품 개발을 하고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수익으로만 보자면 중국에서 가장 큰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토목, 건설 구조물 쪽에서도 매출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올해부터는 자동차 부품과 토목 구조물 쪽으로도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작년 중순부터 약 6개월간 인탑스 기술 연구소와 연구 개발해서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차량 ‘N’에 장착되는 리얼 카본 스포일러와 휠캡을 제공하고 있고 각종 외관에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차체 중량을 5%줄이면 연비를 1.5%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차량의 중량이 연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전기차나 수소차 부품에 적합한 카본 소재입니다. 향후 외장재나 내장재뿐만 아니라 전기차와 수소차 부품, 자동차 배터리팩 부품등 다양한 파트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제품 개발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볍고 부식이 없고 비강도와 인장강도가 높아 스틸이나 알루미늄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구조물을 개발해 태양광 구조물을 제작해 공급했으며 향후 새만금에 설치될 수상 태양광 구조물에도 적용하고자 시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

물론 복합소재를 활용해 사업을 하는 경쟁사들이 있기는 하지만, 결정적인 차별화는 탄소섬유, 유리섬유 등 다양한 섬유 단위의 소재와 섬유가 전처리된 프리프레그 소재를 사용해 제품 설계를 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핸드 레이업, VARTM, 시트 롤링, 인발, 프레스, 오토클레이브, LFT 사출 등 7가지 이상의 공법을 사용할 수 있어서 소재부터 공법까지 제안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경쟁사들이 한가지 소재나 1~2개의 공법을 보유한 것에 비하면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공법들을 또다시 복합적으로 사용해서 하이브리드 된 공법을 만들 수도 있다. 이렇게 기술적으로 뛰어날 수 있었던 것은 조성원 대표가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설계 분야를 다루었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도 대학들과 연을 맺고 각종 시설들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어서 발 빠르게 시제품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처음에는 막연하게 이쪽 분야를 배우기 시작했지만, 다양한 경험들을 하면서 소재에 대해 더욱 자세하게 알아가게 됐고, 기존의 설계방식에서 탈피해 저만의 창의적인 방법으로 공법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개발된 소재와 공법을 바탕으로 빠르고 다양하게 변하는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세계에서 3곳만 생산하고 있는 특수한 소재를 제품화 하기 위해서는 전용 설비와 그 소재만의 공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제품을 보다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새로운 소재에 대한 이해를 높여서 다양한 시장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카본메카는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재작년 매출이 6억 원이었지만, 작년 매출은 17억 원으로 뛰어올랐다. 물론 매출의 규모 자체는 아직 작다고 볼 수 있지만, 그 성장률은 놀랍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창업 초기부터 한경대학교 김상우 교수님과 함께 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 사업을 통해서 정부과제를 수행하면서 새로운 시장에 접목할 제품을 선행 개발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철근을 대체하는 제품도 과제로 수행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재 양성의 면에서는 ‘사회공헌’이라고 할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다. 사실 복합소재만 전문적으로 하는 인력은 극히 드물다. 그러나 카본메카의 직원들은 오로지 복합소재 하나에만 집중해서 자신의 실력을 키워가고 있으며, 이러한 인재의 양성이 결국에는 대한민국 복합소재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회사는 작은 회사지만, 약한 회사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카본메카의 조성원 대표. 앞으로도 더 뛰어난 기술력과 공법의 개발을 통해 국내 복합소재의 기술 수준으로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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