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오에스랩 정지성 대표

인간은 혁신을 통해 삶을 윤택하게 만들고, 반복되는 혁신 속에 살면서 기술과 함께 진화하고 있다. 혁신이란,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그것을 개발해 실용화하는 과정을 말한다. 또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더 나은 제품을 창출하는 ‘진보’를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 혁신을 혁신한 인물이 있다. 에스오에스랩 정지성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에스오에스랩은 라이다(LiDAR) 센서를 전문으로 개발・제조하는 기업이다. 창립 멤버는 4명으로 정 대표를 비롯해 박사 과정을 함께 했던 동문 세 명이서 뜻을 모아 시작했다. 정 대표는 연구와 경영의 경계에서 고민하고, 갈등하고, 고뇌하면서 매일매일 성장했고 에스오에스랩을 국내 최고 라이다 기업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자율주행용 센서 산업 성장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한 점을 인정받아 '제56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 제56회 발명의 날 기념식(사진=에스오에스랩 제공)
▲ 제56회 발명의 날 기념식(사진=에스오에스랩 제공)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연구

에스오에스랩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3D 고정형 라이다 개발에 성공했다. 라이다는 자동차 전방 및 측후방에 탑재되어 주변 공간에 어떤 물체가 있는지 파악해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레이더는 전파로 물체와의 거리를 확인했다면, 라이다는 레이저를 이용해 레이더보다 더 빠르고 선명하게 공간을 파악한다. 카메라, 레이더 중심의 정보 수집에 라이다의 3차원 공간정보 데이터를 더해 주변이 어떤 형태로 이뤄져 있는지 정확하게 이해함으로써 사고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라이다는 운전자가 주행 중에 주변 사각지대나 전방에 있는 장애물을 인지하지 못해 발생하는 돌발상황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특히 어두운 밤에는 헤드램프의 빛이 비춰지는 범위 외에는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데, 이때 라이다가 어둠 속의 사물까지 구별할 수 있는 눈의 역할을 해줘 안전한 주행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점 때문에 자동차 부품으로써 라이다는 생명과도 직결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우리 연구원들도 자신의 실수가 누군가의 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까다로운 절차들을 통과해야만 받을 수 있는 안전에 관한 인증까지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의 경영철학은 '세상을 더 스마트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운전을 할 때에는 언제 어디서 사고가 발생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운전자가 놓친 부분이 있다면 기술이 그 부분을 채워줄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에스오에스랩의 라이다는 스마트하고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 에스오에스랩 정지성 대표(사진=최운정 기자)
▲ 에스오에스랩 정지성 대표(사진=최운정 기자)

시행착오를 거쳐 자리매김

에스오에스랩이 5년만에 괄목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정지성 대표가 추구하는 확고한 방향과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2016년, 29살이라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창업을 했는데, 준비는 2013년부터 해왔다고 전했다. 창업을 하기로 마음먹은 계기는 미국 창업 프로그램 참가였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미국 공대 대학원 교수들이 창업할 때 받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에 ‘기술이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미국에서는 기술에 대한 자신이 있으면 누구나 창업을 하고, 창업할 때 지원과 투자가 많이 이뤄지는데, 그 흐름이 우리나라에서도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도전해 볼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하나 확신이 있었던 것은 제가 개발하는 기술이 글로벌 시장의 성장 방향과 일치한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2016년에 법인을 설립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법인 설립 후 바로 탄탄대로를 걸었던 것은 아니었다. “'박사 네 명이 모이면 뭔들 못하겠나' 하는 마음으로 회사를 차렸으나, 기술만으로 사업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우선 우리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고, 그 과정에서 투자자 및 선배 창업가를 만나 성공적인 사업에 대한 조언을 받아 지금의 회사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시작한 에스오에스랩의 라이다 기술은 국가 핵심 기술로써 우수성을 인정받았고, 최근 국내외 공신력있는 기관으로부터 경쟁력을 입증받았다. 2019 CES Asia의 'Vehicle Technology'  부문 혁신상 수상,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1의 'Vehicle intelligence & Transportation' 부문 혁신상 수상, 그리고 지난해 상반기 국내 최고 특허에게만 주어지는 ‘세종대왕상’ 수상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아직 자동차 시장에서 라이다 상용화는 초기 단계이며 이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가격' 과 ' 외형'의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최근 들어 일부 프리미엄 차량에 라이다가 탑재되어 출시되고 있고,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차량 외부에 360도 회전하는 기계식 라이다를 사용하여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기계식 라이다 기술로는 상용화를 위해 필수적인 △차량 빌트인을 위한 디자인과 △가격 측면에서 명쾌한 답을 찾지 못했다. 에스오에스랩은 회전 장치를 포함하지 않은, 칩형태의 '고정형 라이다'를 개발해 라이다를 차량의 외관에 잘 어울어지면서 모든 방향에 장착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범현대가 전장부품회사인 만도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국책 과제를 통해 라이다 기술의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 에스오에스랩 정지성 대표(사진=최운정 기자)
▲ 에스오에스랩 정지성 대표(사진=최운정 기자)

사람을 좋아하는 사업가

한때 정 대표의 고민은 변화하는 시장상황에서 어떻게하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한 것이었다. 기술 기반 회사로써 ‘기술력 강화’라는 결론을 내렸고, 더욱 더 연구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하지만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연구와 사업의 균형을 찾는 것이 필요했다. 이에 정 대표는 “기술력 확보만큼 중요한 것이 사업의 지속성을 위한 성과, 즉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필요로 하는 고객을 만나지 못하면 경영적 성과를 이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장의 요구사항을 파악해 회사의 기술로 이를 충족하여 안정적인 매출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잘 운영하는 것이 저의 주요 임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수십명의 직원을 이끌어가는데도 많은 고민을 한다고 했다. “저는 회사가 영위하는데 있어 구성원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해 구성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게 조직의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대중에게 어떤 기업으로 인식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국내에도 세계적으로 경쟁력있는 라이다 전문 회사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습니다. 복잡하다고 여겨지는 기존 라이다의 틀을 깨고 우리의 제품이 '라이다의 표준'이 되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자동차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라이다’는 그저 복잡한 부품 중 하나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부품은 사람을 생각하는 정지성 대표의 철학이 담겨 있다. 앞으로도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에스오에스랩의 연구와 개발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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