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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의무 실거주’가 남긴 폐해⋯수혜자는 없었다
  • 기사등록 2021-07-23 10: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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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지난해 6.17 부동산 대책에 포함돼 있던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의 ‘2년 의무 실거주’ 방침을 지난 7월 13일 철회했다/사진 서울신문 제공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지난해 6.17 부동산 대책에 포함돼 있던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의 ‘2년 의무 실거주’ 방침을 지난 7월 13일 철회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들어와 부동산 규제에 대한 첫 철회 결정이다.

정부와 여당은 앞서 재건축 조합원이 새 아파트 분양권을 받으려면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관리처분 단계 시점을 기준으로 역으로 계산해 투기과열지구 내 조합원이 해당 단지에 2년 이상 거주해야 분양권을 받는다는 것이다.

단, 조합설립 인가를 12월 전에 신청하면 2년간 해당 지역에 산 조합원이 아니어도 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는 맹점이 있었다. 

이러한 빈틈을 이용해 그동안 규제로 재건축사업이 정체돼 있던 단지들이 새로이 조합을 설립하고 재건축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재건축 시장이 활성화돼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분양권을 받으려는 소유자들이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해당 지역의 전세 매물이 감소했고, 이는 전셋값 상승을 야기했다. 애꿎은 기존 세입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봤고, 신규 세입자는 높아진 전셋값 부담을 떠안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에 실거주 규제가 서울의 강남구 압구정동, 개포동, 도봉구 창동 등 주요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집값과 전셋값만 끌어올린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결국 발표 이후 각종 부작용만 초래한다는 지적에 시달리며 야당 의원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지난 1년간 법안 통과가 지연되다가 이번에 결국 폐기된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 철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일방적인 정책으로 주택 시장에 혼란을 초래한 점, 정책 안정성을 심하게 훼손한 점 등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더구나 정부 정책만 믿고 세입자를 내보낸 뒤 큰돈을 들여 인테리어를 하고 들어온 소유자들은 정부의 변덕스러운 정책의 제일 큰 피해자가 됐다.

이에 정부가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도심지의 노후한 주택지 재개발을 장려하고, 재건축사업을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리는 등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정책 노선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2025년까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 83만 6,000가구를 신규 주택으로 공급하고, 이 중 80%인 67만여 가구를 분양 아파트로 내놓겠다는 내용의 부동산 대책을 지난 2월 24일 발표했다.

다만 정권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현시점에 정부의 2.4 부동산 대책이 주택가격 안정과 실 수요자를 위한 충분한 주택 공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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