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경제 논리가 아닌 복지 논리를 통해 소상공인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 전북신용보증재단 유용우 이사장
  • 기사등록 2021-09-15 10:07:21
기사수정

신용보증재단은 지난 2002년 설립된 공적 금융 보증 기관으로써 담보력이 부족한 중소상공인에게 신용보증을 지원, 자금 융통을 원활히 하고 건전한 신용 질서 확립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 온 기관이다. 이로써 경영에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상공인들이 정책금융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문턱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전국 15개 광역자치단체의 지역 신용보증재단 중에서도 전북신용보증재단(이하 ‘전북신보’)은 재단 역사상 최초로 이사장을 공모, 유용우 이사장을 채용한 바 있다. 유 이사장은 당시 32년간의 신용보증 업무와 2015년부터 신용보증기금 전주지점장 근무 당시 전국 1등의 성과를 냈으며 전북도의 현안과 도정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전북신용보증재단 유용우 이사장(사진=유미라 기자)

우리 경제의 주춧돌, 소상공인 적극 지원

지난 2020년 12월, 유 이사장의 채용 과정은 현재 우리나라의 공공기관장 채용에 관한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대체로 ‘공개 모집’을 한다고 하더라도 내정이 되어 있는 경우가 간혹 있었기 때문에 응모자들도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실제 내정자는 전혀 없었다. 채용 후에도 일면식이 없던 송하진 전북지사로부터 “연락도 하지 말고 문자도 보내지 말고, 주변에서 잘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해달라. 어떤 일에서든 모범이 되어 달라”는 전언만 들었다. 이에 유 이사장은 강한 자부심과 당당함으로 일에 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유 이사장은 익산 남성고등학교와 전북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한 후 신용보증기금 보령지점장, 전주서지점장, 광산지점장, 전주지점장을 거쳤으며 2017년 경영지도사를 취득했다. 신보와 관련해서는 ‘밑바닥’부터 일을 해왔던 만큼, 그의 철학은 단단하면서도 뚜렷하다.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주춧돌은 바로 소상공인입니다. 주춧돌이 튼튼해야 대들보도 오래 버팁니다. 또 산에 작은 나무도 있고, 풀도 있어야 큰 나무도 홍수에 약하지 않고 잘 견딜 수 있습니다. 우리 신용보증재단은 우리 경제의 주춧돌이자 뿌리인 소상공인들이 은행권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보증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경제 논리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복지의 논리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사업을 할 수 있고, 어려움에 빠지면 대출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또 실패했을 때라도 탈출구가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저희 신보가 리스크를 떠안으면서도 계속해서 자금을 지원해야 합니다. 현재 그러한 리스크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계속해서 선순환할 수 있는 펌프의 역할을 더욱 충실하게 할 생각입니다.”

현재 전북신보를 통해 대출 받은 사업주가 돈을 갚지 못하는 비율은 2%에 불과하다.  이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며, 향후 더 많은 지원을 할 예정이다. 특히 신보가 지원하는 보증은 그 금액이 그리 많지 않다. 최대 2천 5백만 원에서 5천만 원 정도이기 때문에 사업주가 의지만 있다면 대부분 갚는다고 한다. 특히 펜데믹 시대에는 신용보증재단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금융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제가 부임하기 전인 2019년만 해도 평균 보증금액은 1천 3백만 원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2020년에는 그 두 배인 2천5백만 원까지 급증했습니다. 그만큼 많은 소상공인이 어려움에 빠졌다는 이야기입니다. 무엇보다 작년부터 펜데믹 사태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온갖 방법으로 소상공인들을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작년에 받은 타격이 향후 2~3년간 계속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 전북신보는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시스템을 갖추고 직원들의 능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금융복지종합센터

자금지원은 기술적 뿌리를 만드는 일

유용우 이사장이 부임한 후 전북신보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직원들의 일하는 환경이 달라졌고 또 역량 강화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회의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하고, 대부분의 소통은 점심시간 식사를 하면서 하거나 간단한 구두보고를 하면 된다. 또 소상공인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위해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요즘 직원들은 다소 보수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적극적인 지원보다는 자금의 안정적인 운영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합니다. 저희는 ‘기금 사수대’가 아닙니다. 소상공인을 지원하면 그 돈이 해외로 반출되는 것이 아니라 어쨌든 대한민국 내에서 돌고 돌면서 경제의 활력이 됩니다. 따라서 소상공인에게 지원하면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고, 그것 자체로 대한민국 경제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됩니다. 앞으로도 직원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라고 독려할 계획입니다.”

또한 유용우 이사장은 전 직원들이 ‘창업 컨설턴트’의 자격을 얻어 업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삼자의 입장이 아닌, 직접 창업 현장을 생생하게 이해하고 현장에서 컨설팅을 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이 되어야 제대로 소상공인을 지원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직원 1인당 1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지만, 그것으로 인해 산출되는 경제적 아웃풋은 1천만 원, 1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 

또 유용우 이사장은 사회복지사까지 연계해서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보통 사업을 하다 실패하게 되면 그에 따라서 파산이나 면책 등의 제도를 통해 다시 제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지만, 신용보증재단은 그러한 실패자들에 대한 접근이 쉽지만은 않다. 따라서 사회복지사들이 현장에서 사업 실패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알기 때문에 그들을 통해서 실패자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하고자 하는 취지다. 이를 위해 유 이사장은 사회복지사들에게 하루 7시간의 적극적인 교육을 했고, 복지의 현장에서 사업 실패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찾아내 지원하고 있다. 사실 공공기관이라면, 그저 찾아오는 사람만 응대할 수도 있고, 이렇게 적극적으로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대한민국 경제의 희망은 소상공인에게 있다’라는 그의 확고한 철학이 전북신보의 보다 적극적인 보증 지원을 가능케 하고 있다. 

실제 유용우 이사장은 과거에 몹시 힘들었던 사업자를 지원해본 경험이 있다. 2003년, 그는 주방에서 사용하는 랩이 자연 분해되도록 하는 기술을 가진 경영자를 만났다. 애초에는 현장 직원에 의해 보증이 거절되었지만, 그 경영자가 유 이사장을 찾아와 눈물로 호소했던 것. 이에 유 이사장은 다시 현장을 찾아 기술에 대한 믿음을 가진 후 5억 원까지 보증해주었다. 무엇보다 해당 기업은 유럽 기업에서 기술을 판매하라고 했지만, 그에 응하지 않고 우리나라를 위해 독자적으로 기술을 발전시키려고 했다. 유 이사장은 이러한 애국심마저 갖춘 기업인을 지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여겼다.

비록 이후 다른 지점으로 근무지를 옮겨 해당 업체와는 연락을 더는 이어가지 못했지만 그러한 적극적인 지원은 큰 경험이 되었다고 한다. 이후 해당 업체는 결국 실패를 했고, 유 이사장은 그 일로 인해 감사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당당하게 자신의 행동을 설명했다.

 

전북신용보증재단 유용우 이사장(사진=유미라 기자)

실패해도 지원 아끼지 않아야

“비록 실패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뿌리가 되어 또 다른 기술의 개발을 선도합니다. 산업혁명을 끌어냈던 방적기는 사실 이미 훨씬 이전부터 개발이 되었습니다. 주변의 기술들이 발전되지 않았기 때문에 방적기의 활용이 늦었던 것일 뿐입니다. 비록 개별적인 기술 개발이 실패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계속해서 전반적인 기술 수준이 높아지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내가 감사를 받더라도,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서는 이러한 적극 지원이 결국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유 이사장의 이러한 철학은 ‘사회공헌’이라는 부분과도 연결이 된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도 결국에는 분업이라고 본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직업과 사회적 역할이 다양해지고, 신용보증재단도 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그는 직원들에게도 ‘특별히 뭔가를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늘 평소에 하는 루틴을 잘해야 한다’라는 말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신용보증재단의 사회적 분업에 충실한 것이고, 그렇게 해야만 사회공헌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향후 유 이사장은 조직 운영에 있어서 직원들의 승진 기회를 좀 더 많이 마련하고 창업기업까지 그 대상을 확대할 생각이라고 한다. 

“현재 전북신보의 직원은 80명으로 그리 많은 수준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승진의 기회가 적은 것이 사실입니다. 향후 이런 부분도 점차 개선해 나가고, 또 창업하는 소기업을 많이 발굴해서 지원하려고 합니다. 단기간에 해낼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저의 임기가 다하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해서 공을 들이려고 합니다.”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은 경제 논리가 아닌 복지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라는 유 이사장의 철학은 매우 인상 깊었다. 이러한 경제지원 단체장이 더욱 많아져야 대한민국의 경제도 더욱 튼튼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유용우 이사장이 이끌어 가는 전북신보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1-09-15 10:07:21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