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이라 할 수 있는 국제결제은행(BIS)이 친환경 관련 시장에서 자산 가격 거품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사진 데일리뉴스 DB
▲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이라 할 수 있는 국제결제은행(BIS)이 친환경 관련 시장에서 자산 가격 거품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사진 데일리뉴스 DB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이라 할 수 있는 국제결제은행(BIS)이 친환경 관련 시장에서 자산 가격 거품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몇 년간 세계 각국에서는 지구 온난화를 멈추고,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증가하면서 ESG 관련 투자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이어왔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ESG 투자자산 규모는 2012년 13.3조 달러에서 2020년 40.5조 달러까지 확대됐으며, 현재 전문적으로 관리되는 전체 자산 중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ESG 혹은 사회책임투자(SRI)를 원칙으로 하는 ETF 및 뮤추얼 펀드로 범위를 좁힐 경우, 2조 달러 규모로서 성장세로만 보면 훨씬 빠른 속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근래 몇 년 사이 급부상한 청정에너지, 전기 자동차 관련주, 녹색 채권 등의 자산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ESG 열풍에 대해, BIS가 최근 분기 보고서를 통해 "ESG 자산들의 가치가 왜곡됐을 수 있다는 징후가 있다"라고 경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클라우디오 보리오 BIS 통화경제국장은 `그린버블`에 대해 언급하면서, ESG 자산 가치의 급등세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앞둔 시점의 주택저당증권(MBS)의 급등세와 견줄 만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그 가치들이 이미 상당히 높아졌음을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린버블이란, 친환경을 표방하는 기업 또는 자산의 가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올해 들어와 ESG 자산 가격은 다소 진정 국면으로 들어선 듯 보이나, 여전히 시장에서는 그린버블의 예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례로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인 테슬라의 주가를 보면, 해당 주가는 작년 1월 말 이전까지 100달러를 밑돌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이른바 `광란의 시기`에 900달러 가까이 껑충 뛰었다. 이는 지난 10년을 돌아볼 때 무려 16,000%나 증가한 수치이다.

보리오 국장은 규제 당국이 이러한 투자자 수요의 급증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2000년대 초 닷컴버블이나 1800년대 철도 붐과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린워싱은 특정 기업의 친환경적 공로가 과대평가되거나,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음에도 친환경적인 것처럼 포장되는 경우를 지칭하는 말이다.

그린버블과 그린워싱 모두 현재의 ESG 열풍과 투자자들의 위험선호풍조가 결합돼 나타난 현상으로, 이럴 때일수록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만약 어떤 기업의 주가가 ESG 열풍에 힘입어 급등했을지라도, 해당 주가는 이미 고평가되고 있을 가능성이 큰 데다 자칫 그 기업의 그린워싱 행태가 탄로 나기라도 하면 해당 주가는 그간 부풀려진 거품이 꺼지면서 폭락할 위험에 맞닥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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