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9월 28일(현지 시각)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발언한 증언 내용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양새이다/사진 유튜브에서 발췌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9월 28일(현지 시각)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발언한 증언 내용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양새이다/사진 유튜브에서 발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9월 28일(현지 시각)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발언한 증언 내용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양새이다.

파월 의장은 이번에 긴축이 예상보다 빠를 수 있음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는데, 이에 시장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행된 양적완화에 대한 축소(테이퍼링) 발표에 따라 지난 2013년 발생한 ‘긴축발작’(Taper Tantrum)이 또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파월 의장은 지난 4월부터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물가 상승에 대해 "인플레이션은 한시적"이라는 견해를 고수해 왔다. 

그런데 이번 증언에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고, 완화세를 보이기 전 앞으로 몇 달 동안 그렇게 유지될 것 같다. 경기와 소비는 회복되고 있으며, 일부 부문의 공급 병목현상으로 인해 물가에 대한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함으로써 물가 상승이 좀 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비쳤다.

시장이 주목한 부분은 그다음이었다. 파월 의장은 "만약 지속적인 높은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문제가 된다면, 우리는 확실히 대응하고, 우리의 목표와 일치하는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도록 도구를 사용할 것이다"라고 밝혔는데,  시장은 그가 말한 `확실한 인플레이션 관리 도구`가 올해 연말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 프로그램을 넘어선 금리 인상이 될 수도 있다고 받아들인 것이다.

실제로 지난주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8일 또 한 차례 치솟아 한때 1.55% 수준을 넘어섰다. 반대로 미국 증시 3대 지수는 크게 하락해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63% 하락했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모두 2.04%, 2.83% 급락 마감했다.

증시 하락을 이끈 건 지난 코로나19 이후 견조한 상승세를 보여온 빅테크 기업들이었다. 9월 이후 하락세를 보인 애플의 주가는 28일 하루에만 2.38%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의 주가 모두 3% 중반을 넘는 급락세를 보였다.

이는 오랜 주가 상승으로 투자자들의 피로가 누적된 데 더해, 미래 기업 가치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분모에 적용되는 할인율이, 금리 상승 전망으로 인해 커짐에 따라 오히려 기업 가치는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술주, 성장주로 분류되는 기업일수록 장기 전망이 좋은 상황에서는 아주 먼 미래 기업 가치까지 부풀려져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경향이 큰데, 자칫 전망이 악화되기라도 하면 그러한 평가 가치가 급격히 축소될 위험 역시 높은 것이다.

한편, 파월 의장은 노동 수요에 대해서는 지난 3개월간 매우 강했지만, 8월에는 코로나19 유행에 민감한 업종을 중심으로 "그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둔화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계속되는 두려움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요소들이 고용률 상승을 억누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이러한 요인은 향후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과정에서 감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현재의 경기 둔화가 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집중되고 있음에 우려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러한 불균형적 현상은 특히 주로 아프리카계, 히스패닉계 미국인들이 저임금을 받으며 종사하는 서비스 부문에서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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