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중 하나인 헝다그룹의 파산 이슈가 부각되며, 중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증가했다. 그러나 헝다그룹 사태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사진 헝다그룹 홈페이지에서 발췌
▲ 최근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중 하나인 헝다그룹의 파산 이슈가 부각되며, 중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증가했다. 그러나 헝다그룹 사태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사진 헝다그룹 홈페이지에서 발췌

최근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중 하나인 헝다그룹의 파산 이슈가 부각되며, 중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증가했다. 그러나 헝다그룹 사태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인 Moody`s와 S&P는 각각 9월 초와 중순에 헝다그룹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으며, 실제로 헝다그룹은 9~10월 중 지급 예정이었던 달러채 이자 약 2억 8천만 달러와 위안화채 이자 2.32억 위안을 미지급했다. 이어 10월 4일부터는 홍콩 증시에서 주식 거래도 중지됐다.

헝다그룹을 비롯해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의 과도한 부채 및 부채 증가 속도에 대한 우려는 이미 오래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이에 중국 정부는 부동산 개발기업의 건전성 규제 등을 통해 이들 기업의 부채 감소를 유도하고자 했다.

부동산 부채의 증가는 중국 정부가 그동안 경기부양 수단으로 과도하게 인프라 및 건설 관련 투자를 증가시켜온 것에서 기인한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국 GDP에서 부동산 관련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5.9%에 달했다. 세부적으로는 건설업(7.2%), 임대업(3.1%), 금융업(8.3%), 전후방 관련 산업(8.3%)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정부의 과도한 부동산 투자에 더해, 부동산 개발기업들은 호황기 동안 부채를 통해 사업 규모를 무리하게 확장해왔다.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총부채/자기자본)은 396.5%로, 이는 다른 업종의 2~4배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특히 헝다그룹의 경우에는 2021년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이 무려 478%에 이르렀다.

JP모건의 자료에 따르면, 이런 높은 부채비율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신규 분양 및 착공 면적의 감소 전환 등으로 경영 여건이 악화되면서 부동산 개발기업의 개발마진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이들의 마진은 2020년 상반기 25.9%에서 2021년 상반기 22.2%로 하락했으며, 특히 헝다그룹의 경우 2020년 상반기 25%에서 2021년 상반기 12.3%로 마진이 2배 넘게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정부는 2020년 8월부터 부동산개발기업에 대해 `3개의 레드라인 규제`를 도입했다. 만약 부동산기업이 3개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위반 개수에 따라 신규 차입이 차등적으로 제한되는 식이었다. 헝다그룹은 이 레드라인 위반 개수가 다른 주요 부동산개발기업에 비해 많았고, 결과적으로 신규 대출이 제한되면서 이미 보유하고 있던 막대한 규모의 부채를 갚기 위한 자금 마련에 비상등이 켜졌다.

아울러 은행 자산 규모에 따라 부동산 부문 대출 비중의 상한을 설정해 이를 초과해 대출하지 못하도록 규제한 `부동산 대출 집중 관리 제도`와, 가파른 주택가격 상승세가 나타난 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상향하거나 외지인 주택 구매에 제한을 가한 `주택시장 안정화 조치`도 부동산개발기업의 경영 여건을 악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IMF, JP모건, 모건 스탠리, UBS 등 주요 기관들 사이에서는 헝다그룹의 파산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그것이 금융시스템 전체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즉,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는 다를 거라는 이야기다. 다만, 이들은 헝다그룹 사태로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도 향후 중국 부동산 관련 부문이 부진해지면서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투자심리 위축과 더불어 소비 회복세가 지연되며, 지방정부의 주요 재원인 토지사용권 판매 수입 감소로 재정 여건이 악화되는 등 중국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역시 이번 사태가 금융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작다고 결론 내렸다.

그 이유로는 ▲헝다그룹 차입금 규모는 2021년 6월 기준 5,718억 위안으로, 이는 금융기관 전체 대출 규모인 193.9조 위안의 약 0.3%에 불과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며 ▲현재 문제시되는 것은 헝다그룹의 `대출` 부채로서, 겹겹이 구조화된 `파생상품`이 문제가 됐던 2008년 리먼 사태 때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중국 정부의 입장과 금융시장 통제력을 감안할 때, ▲만약 헝다그룹 사태가 금융위기로 발전될 조짐이 나타날 경우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의 개입과 관련해서는 이미 하이난항공이나 화룽자산공사 구조조정 때 국유기업이 개입하는 등 선례를 남긴 바 있다.

더하여 ▲중국 정부의 충분한 단기 부양 여력 ▲선진국 경기회복에 따른 양호한 수출 여건도 헝다그룹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을 상당 부분 완화해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올해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이런 기념비적인 해에, 현 독재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혈안이 돼 있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자칫 권력 기반을 뒤흔들 수도 있는 사태를 방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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