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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심리 꺾인 국내증시…이제는 철저한 '게릴라 장'
  • 기사등록 2021-10-25 05: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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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시장 거래대금이 근 1년 만에 10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 증시와의 디커플링이 심화되고 있는 현재, 무리한 투자는 손실을 키울 것이란 판단이다. 지난해 말부터 일었던 주식투자 붐은 이미 투자심리가 크게 꺾인 이상 다시 쉽게 찾아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사진 세계은행 제공

코스피시장 거래대금이 근 1년 만에 10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22일 코스피시장 거래대금은 9조 47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2일 8조 5,145억 원을 기록한 이래 10조 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근 1년 만이다. 올해 들어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1월 11일 44조 4,338억 원과 비교하면 1/5 수준으로 감소한 셈이다.

 

종가 기준 올해 1월 7일 최초로 30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단 4일 만인 1월 11일, 거래대금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장중 3266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거래대금은 그다음 날부터 급감하기 시작해 1달 뒤인 2월 10일에는 18조 3,337억 원, 2달 뒤인 3월 11일에는 16조 241억 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도 2월 10일 3100.58, 3월 11일 3013.7로 마감하면서 맥을 못 추는 모양새였다.

 

수개월째 횡보하던 코스피는 지난 6월 초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6월 말 역사상 처음으로 3300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이후 다시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다가 8월 중순부터 급락하기 시작해 10월 6일에는 2900선까지 위협을 받았다.

 

미국 증시 역시 9월 초부터 10월 초에 이르기까지 1달 간 조정을 받았으나, 국내 증시와는 달리 10월 중순부터 반등해 10월 22일 다시 역대 최고 수준에 머물러 있다. 10월 초만 하더라도 높은 인플레이션과 중국 헝다그룹 부실 리스크 등이 부각되며 큰 폭의 하락을 이어온 것에 비하면 조정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다는 평가이다.

 

이는 ▲예상보다 양호한 미국 기업들의 실적 ▲급감하는 실업률 ▲꾸준히 상승하는 고용률 ▲고공행진하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적극적인 대응 의지 등에서 기인한 것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헝다그룹이 미지급 이자를 일부나마 지급하며 그 생명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가 있을 경우 부실 리스크는 더욱 완화되리란 전망이다. 또 ▲설사 헝다그룹이 파산하더라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투자그룹 사이에서 형성되면서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도 다소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와 미국 증시의 탈동조화(디커플링) 이유는 여럿 있겠으나, 첫째로 연말 대주주 양도세 회피 시점이 다가오는 것을 들 수 있다. 2022년 주식 양도세 대상이 되는 대주주 확정 시점은 오는 12월 28일로, 이날까지 주식을 10억 원 이상 보유한 투자자는 대주주로 분류돼 고율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대주주의 경우 과세표준 3억 원 이하에는 20%의 세율이 적용되며, 3억 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25%의 세율이 적용되는데, 중소기업 외의 기업, 즉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주식을 1년 미만 보유하고 양도한 건에 대해서는 30%의 고세율을 적용받는다.

 

문제는 보유 금액 10억 원이 개인 보유 금액이 아닌 직계가족 합산이라는 점이다. 즉, 본인, 배우자, 조·외조부모, 부모, 자녀, 손자 등의 보유분을 모두 합산해 한 종목 10억 원 이상이라면 대주주로 결정된다. 서로 보유한 주식을 확인하지 않는 이상 본인도 모르는 사이 대주주로 분류돼 고율의 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일단 주식 보유분을 축소하자는 분위기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형성되면서 주가 반등 시마다 매도물량으로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이유는 예상 밖으로 빠르게 오르는 금리이다. 한국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올해 5월 평균 1.13%에 머물렀는데, 6월 1.3%, 7월 1.42%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8월 말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10월 22일 1.889%로 마감했다. 이는 1.901%를 기록한 2018년 12월 5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나치게 빠른 금리 상승은 증시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로 자금 이동이 일어날 수 있으며, 신용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의 경우 이자 부담으로 물량 출회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좀 더 심리적이고 기술적인 이유로, 지난 8월부터 급락장으로 인해 현재 많은 개인 투자자가 보유한 종목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 경우 주가가 조금만 반등해도 매도물량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데이터에 근거해 본격적인 하락장이 나오기 시작한 8월 초 이후 개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엔씨소프트, 삼성전자우, 카카오, LG전자,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뱅크, SK텔레콤, NAVER 순이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종가 기준 8월 5일 82,100원에서 10월 22일 70,400원을 기록해 약 14.3% 하락했다. 동기간 SK하이닉스 120,000원에서 98.500원까지 약 18% 하락했다. 엔씨소프트는 817,000원에서 628,000원으로 약 23.1% 하락했으며, 카카오는 149,000원에서 127,500원으로 14.4% 하락했다. 


다만 이는 지수가 급락한 기간에 한정해 단순 계산한 것으로서, 실제 투자 시점과 보유기간이 전부 다른 각 투자자의 수익률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전문성이나 운용 자금 규모 면에서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는 개인 투자자 다수가 현재 큰 손실을 보는 중임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공매도, 반대매매 등 주식시장에서의 경험이 없는 신규 투자자가 지난해 이후 급증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이들이 겪는 심리적 불안감은 매우 클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국내 증시는 올해 1월 초 수준으로 복귀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연일 상승하고 있는 미국 증시와의 디커플링이 심화되고 있는 현재, 무리한 투자는 손실을 키울 것이란 판단이다. 지난해 말부터 일었던 주식투자 붐은 이미 투자심리가 크게 꺾인 이상 다시 쉽게 찾아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묻지마 투자로는 수익을 보기 어려운, 철저히 좋은 주식만 골라내 투자해야 하는 게릴라 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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