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일종합건축사사무소 이선경 대표

지난 9월 15일 개최된 ‘2021년 건축의 날 행사’에서 ㈜우일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우일건축’) 이선경 대표가 국토교통부장관표창을 수상했다. 그간 대한건축사협회 및 서울시건축사회의 이사 및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UIA(서울세계건축대회)2017’ 행사를 맡아 진행해 우리나라의 건축을 세계에 알렸고,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건축 관련 공모전을 개최하여 건축문화에 대한 인식향상에 노력한 결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소외계층에 대한 건축사로서의 재능기부 및 지자체 및 언론계의 협력을 끌어내 사회공헌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 대표를 직접 만나 건축에 관한 철학과 태도를 들어봤다.


 

 

▲ ㈜우일종합건축사사무소 이선경 대표(사진=데일리뉴스 DB)
▲ ㈜우일종합건축사사무소 이선경 대표(사진=데일리뉴스 DB)

2020년에는 서울시 특별 공로상도 받아

우일건축은 지난 1963년 창립 이래 현재 이선경 대표의 아버지인 이규창 회장의 경영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선경 대표는 1992년 ㈜서울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에 입사해 설계 경험을 쌓았으며, 10년 전에 우일건축으로 옮겨오면서 현재는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남편인 박성 대표 역시 같은 건축사로서 서울건축에서 만나 결혼했다. 이제까지 이 대표는 회사 경영에 힘쓰는 것은 물론이고 건축업계 전반의 발전을 위해서도 많은 역할을 해왔다. 우선 수상소감을 들어보았다. 

“우선, 제가 이런 상을 받아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보다 더 많은 활동을 하고 봉사를 하신 선배 건축가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상을 주시니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해에 서울시로부터 건축과 관련한 특별 공로상을 받았는데, 작년과 올해로 많은 복을 받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지난 시절 우일건축이 해왔던 것처럼 건축인의 사명과 올바른 태도, 정직성을 잃지 않고 대표직을 수행하겠습니다.”

우일건축은 우리나라 근대화의 초창기에 설계와 엔지니어링 분야를 동시에 개척해온 기업이다. 당시 기반이 거의 없는 시절에 하나하나 발로 뛰고 밤을 새우면서 일을 해와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특히 초기 미군 시설의 일을 많이 했을 뿐더러 해외의 제약사들이 우리나라에 공장을 짓거나, 혹은 국내 기업이 해외에 나가 제약 공장을 지을 때 큰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최근에는 ‘대한민국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는 작품을 두 개나 했다. 대한항공에서 처음으로 엔진 테스트 랩을 지었는데, 그때 우일건축에 의뢰를 했다. 엔진 테스트 랩은 거대한 바람과 엄청난 굉음이 생기기 때문에 필히 엔지니어링 개념이 함께 들어가 건축해야만 한다. 이를 성공적으로 끝낸 후에는 또다시 ‘지난번에 지었던 것보다 더 큰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뢰를 받았다고 했다. 이로써 우일건축은 대한민국 엔진 테스트랩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이선경 대표 역시 국내 최초로 컨테이너를 통해 완결된 건축물을 만들었다. 보통 컨테이너는 가설 건축물이어서 허가가 제대로 나지 않는다. 이선경 대표는 해외의 사례까지 찾아내 결국 관계 기관을 설득했고, 그 결과 성공적인 작업을 해낼 수 있었다. 

이번 국토교통부장관상 수상에는 대한민국의 건축을 세계에 알린 공적도 포함이 되었다. UIA2017(서울세계건축대회) 특별위원회 위원과 서울시건축사회 UIA2017 특별위원회 담당이사로서 행사를 성황리에 진행하고 마치는 데 노력했고, 행사 진행의 처음부터 끝까지 세세하게 살피고 진행을 도우며 건축계의 올림픽인 UIA행사에 한국 건축사들의 위상과 협력 이미지를 세계에 홍보하기 위하여 노력했다. 

▲ (주)노바렉스 오송 GMP공장 전체 조망(사진=(주)우일종합건축사사무소 제공)
▲ (주)노바렉스 오송 GMP공장 전체 조망(사진=(주)우일종합건축사사무소 제공)
미래지향적 설계 지향

이 대표가 이제껏 건축업계에서 해왔던 활동은 매우 다방면이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사)한국여성건축가협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2018년부터는 서울특별시건축사회 홍보위원회 위원장, 2019년부터는 2019대한민국건축사대회 행사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여기에 모두 현직으로 서울특별시 건축위원회 위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총연합회 리더스포럼 기획위원회 간사, 한국철도공사 공공건축가, 한국공항공사 건설자문위원회, 한국청소년시설환경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간 수행한 국책사업도 매우 성공적이었다. 주택보급을 위한 정책 실현으로 LH의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주거설계 및 학교설계의 개선 및 정책반영을 통해 양질의 주택을 공급했다. 이로서 삶의 질을 높이고 각급 학교 학생들의 배움터를 보다 혁신적이고 쾌적하게 제공함으로써 학습환경을 개선했다. 무엇보다 이선경 대표는 그간 지었던 어린이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하나금융의 지원사업으로 송파 거여 어린이집, 동대문 태양 어린이집, 광주 중흥 어린이집, 고양시 고양 어린이집을 직접 설계하고 건축했습니다. 당시 그 일을 할 때는 저 역시 아이를 키운 엄마의 마음으로 함께 했고 원장님들, 그리고 선생님들과 많은 소통을 하면서 작업을 했습니다. 지금은 제가 설계했던 어린이집이 하나금융의 견학코스가 되어, 저의 자부심도 매우 큽니다.”

이선경 대표는 고객만족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특히 미래지향적 설계를 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건축설계에 친환경적인 요소 및 시스템을 적용해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도록 했으며 아울러 지속가능한 건축물로서 건축물의 생애주기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며 프로젝트마다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 건물마다 도입가능한 신재생 에너지 시스템을 적용하고 설비시스템의 모니터링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건축물을 만들고 있다. 

이 대표는 재능기부를 통한 봉사활동도 많이 해왔다. 서울특별시건축사회의 이사를 역임하며 봉사위원회 책임이사를 맡아 소년소녀가장 및 조손가정 집 고쳐주기, 장애우와 함께하는 나들이 및 김장 나누기 행사를 함으로써 사회적 약자의 자립과 생활을 향상시켰다. 또 지역아동센터의 현장 조사 및 실태 파악 연구를 진행하고 리모델링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건축사로서의 재능기부를 통해 노후된 지역아동센터의 생활환경 개선 사업에 참여했다. 이선경 대표가 이렇게 사회봉사도 열심히 하는 것에는 ‘건축사’ 자체가 사회적인 책임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축은 그냥 건물을 짓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건축학은 ‘학(學)’자가 들어간 여러 영역 중에서 종합예술에 가장 가깝습니다. 건물에 사람이 들어가서 살아야 하고, 또 쾌적해야 하며, 그 집은 수십 년간 존재합니다. 또 설비도 편리해야 하고, 감성도 담아야 하고 미적인 가치도 담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건축사가 큰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편리하고 오래가는 건축물을 지을 수 없습니다.”

 

▲ ㈜우일종합건축사사무소 이선경 대표(사진=데일리뉴스 DB)
▲ ㈜우일종합건축사사무소 이선경 대표(사진=데일리뉴스 DB)

서로의 장점을 먼저 보는 태도

이 대표의 이러한 태도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은 학창 시절의 뇌성마비 친구 때문이었다. 그 친구는 ‘수학을 눈으로 풀 정도로’ 매우 똑똑했던 친구였고, 결국 서울대학교에 합격했지만, 최종적으로 면접 때 불합격 처리되고 말았다. 뇌성마비 환자로서 학교 건물에 적응하지 못해 학업을 수행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추후 카톨릭 계열의 서강대학교에 합격했지만, 그때 이 대표는 건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건물의 턱이 2cm만 되어도 장애인은 휠체어를 이끌 수가 없다. 일반인들에게 2cm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차이지만, 건축가는 이러한 배려까지 해야만 된다. 

인터뷰를 마무리 지으며 이선경 대표는 60명의 직원에게도 애정이 어린 따뜻한 말을 남겼다.

“학창 시절 실습을 할 때 어떤 건축주가 제가 만든 집 모형을 가져가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때 지금은 작고하신 정기용 건축가께서 ‘이선경이라는 학생이 밤새가며 만들었으니 그에게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허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 경험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대표님은 제게 건축을 하는 즐거움, 기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셨습니다. 저 역시 그런 대표가 되고 싶습니다. 직원들과 세대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서로의 불편함보다는 장점을 먼저 보게 된다면 시너지를 낼 수가 있고,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통해서 충분히 건축의 기쁨과 즐거움을 누렸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어려운 일을 함께 헤쳐나가면 동지로서의 큰 기쁨이 생깁니다. 회사도 하나의 유기체, 생명체로서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면서 함께 일을 했으면 합니다.”

이 대표는 40대에 우일건축에 입사하면서 ‘내가 몇 살까지 건축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본 적이 있다고 한다. 당시 아버님의 나이가 70세였기 때문에 ‘나도 70세까지는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또다시 세월이 지나 아버님은 83세에도 현역처럼 일하고 있다. 이선경 대표 역시 오래오래 우일건축을 이끌면서 대한민국 건축의 미래에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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