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정하연 기자]

농업의 미래를 결정할 조합장 선거

 내년 3월 11일은 전국의 농업협동조합, 수산업협동조합, 산림조합 등의 조합장 동시 선거가 진행 된다. 총선이나 대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민들의 관심은 적을지라도, 조합장 동시 선거는 엄연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사무를 위임받아 실시하는 전국 단위의 대규모 선거이다. 이 선거가 매우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는 이유는 한 국가의 1차 산업을 담당하고 있는 뼈대의 중심에 바로 조합장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간 수많은 조합장들이 있었고, 모든 자본주의의 제도가 그러하듯 장점과 단점 그리고 폐해와 성과들을 만들어 왔다. 사실, 조합장 제도는 군사정권 시절 관제화되어 임명제였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 조합 민주주의 확립이 추진되면서 조합원들의 선거로 조합장을 선출하게 되었다. 2005년 산림조합을 시작으로 농협과 수협은 선거사무를 선관위에 위탁하게 됨으로 선거부정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를 보았다. 

 이런 와중에, 농업협동조합의 전체 역사와 거의 맥을 같이 하고 있는 27년 장기 조합장을 역임하고 있는 인물이 있어서 사람들로 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바로 정읍 농협의 유남영 조합장이다. 기록상의 기간으로만 보아도 유 조합장의 역임 기간은 유일무이하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던 것일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민주화 이후의 조합장 선거는 조합장이 4년 임기동안 얼마나 잘 평가를 받았느냐가 선거의 판세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다. 정부의 임명에 의해서 장기 집권하는 이전 세대의 패턴과는 차이가 크다. 또한, 해가 거듭해 가면서 선거에 작용하는 투명성은 점점더 고도화 되어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27년의 장기 집권을 하는 조합장이 있다는 것은 그 유래를 찾기가 힘들다고 할 것이다.

리더십의 본질은 철학과 실천력이다

 많은 사람들은 유 조합장이 가지고 있는 진심어린 철학과 실천력이 긴 시간 조합장으로 일하게 했던 원동력이라고 보고 있다. 본지는 유남영 조합장을 직접 만나 그가 가진 생각과 비전을 함께 들어보기로 했다. 

 유 조합장이 역임하고 있는 정읍농협은 조합원 44%가 여성이다. 유남영 조합장은 여성 조합원들한테 인기가 많은 편이다, 그만큼 조합을 위해 일하는 동안 여권 신장과 양성 평등에 초점을 맞추어 제도들을 꾸려가고 있다. 물론, 근래들어 농촌이 아닌 도심권에서 ‘젠더 갈등’이 하나의 이슈가 되기도 했지만, 유 조합장이 추구하는 조합의 운영은 남성 위주나 여성 위주가 아닌 ‘모두의 존중’에 그 맥을 함께한다. 유 조합장이 역임하는 동안 27년 전 전국 최초로 농협에서 여성 이사를 뽑았던 것도 하나의 이정표였다. 여성들의 역할에 대해서 유 조합장은 “여성의 역할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특히나 가정의 살림살이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여성은 농협과는 더 아주 긴밀한 관계이죠.”라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현재 정읍농협은 여성 이사가 4명이고 여성 대의원이 37명이나된다. 그러니까 여성의 역할을 대폭 늘린 것이 정읍농협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정해진 재임 기간 제대로 일할 일꾼에게 짧은 기간

 유 조합장님이 10대 조합장부터 내리 6선을 역임히고 있다. 내년에 있을 17대 조합장 선거는 그의 7선 도전이다. 그가 일하고 있는 정읍농협은 완전히 지역 농협에서 단단하게 자리를 잡았다. 매출도 1조 넘긴 지가 몇 년이나 되었다. 그는 자신의 ‘장기 집권’에 대해 “조합원들께서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신 거죠. 그 덕에 저는 조합원과 국민들이 원하는 결과들을 낼 수 있었습니다. 만약, 단기 역임으로 끝났다면, 저는 결과들을 도출하지 못했을 겁니다.” 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그의 겸손함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 지자체로 보자면 단체장이 몇 년 만에 바뀌게 되면 함께 일하는 공직자들이 업무를 보지 못 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도 사실이다. 단체장이 오래 해서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곳으로는 고창군을 꼽기도 한다. 최소한 재선은 해야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무엇을 경영목표의 핵심으로 보아야 하는가?

 유 조합장은 세 가지를 경영 목표의 주된 핵심으로 보고 있다. 첫번째는 ‘농민조합원’을 농협의 존재 이유로 보는 것이다. 사실, 현재 조합원이 이용해서 얻어지는 이익은 20%에 불과하다. 나머지 80%는 시민들에 의해서 생성된다. 유 조합장은 조합원들이 누리는 혜택 대비 그것을 만들어 내는 원동력도 농민조합원의 더 많은 참여에 의해 만들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두 번째로 지역사회와의 융합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준조합원 80%는 지역 사회와의 융합 가능성을 넓힐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고 그는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나눔’이다. 그는 이익을 그 지역에 다시 환원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농협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반찬 100여 개를 만들어서 집집마다 배달하는 활동을 15년 동안 매주 금요일마다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소외된 영세민 아파트를 찾아가 음식 나눔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또한, 나눔을 실천하는 행복 가게가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재활용품을 팔아 거기서 얻어지는 이익을 연탄나눔이나 기타의 활동들에 사용한다. 의류 기부를 통해 다문화 아이들을 돕고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


미래지향 농협 운영, 그리고 NFT

유 조합장의 역임 기간 중 정읍농협은 어마어마한 발전을 이루었다. 일단 매출로 보더라도 앞서 언급했듯 1조를 여러해 넘기고 있다. 전국 단위 농협 중에서도 2~3위권 내에 정읍농협이 랭크되어 있다. 

바야흐로, 농협도 미래를 설계해야 할 때가 되었다. 유남영 조합장은 미래지향 농협을 위해 nft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농산물 이력제 등의 첨단 로직을 가져오는 것이 앞으로의 농촌의 미래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실제로 블록체인 기술은 농산물 생산 이력이나 노동력으로 쓰이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관리에도 활용될 여지가 있다. 

농촌에서의 인력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인력 중개소를 통해 인력들을 충원해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외국인들이 도망을 가거나 책임감 있게 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실제로 유 조합장은 농촌의 인력 문제에 대해 매우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개월 정도의 계절 근로자들을 데려와서 일을 하려면 개인별 정보 관리를 통해 계약 위반을 할 수 없도록 제도적으로 만들고 근로자들이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숙소를 마련하는 등의 실천적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그는 생각한다. 현재 300명 이상의 외국인 인력을 확보해 매일 필요 공급을 조절하고 있다. NFT시스템은 그 과정을 원할히 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치유농업

유남영 조합장의 운영 철학으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치유농업’이다. 도시와 농촌을 막론하고 ‘치매’는 지금 큰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가정을 힘들게 하는 ‘암보다 무서운 병’으로 평가 받고 있기도 하다.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치유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회 속에 따뜻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그가 목표로 정해 만들어 가는 사업 중 하나이다. 그는 이 준비를 작년부터 해 오고 있다. 그가 벤치마킹 모델로 삼는 것은 네덜란드이다. 네델란드는 수년 전부터 치유 프로그램을 아주 성공적으로 진행해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공부를 해서 자격증도 따게 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치유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가 집중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정읍시에서 준비를 하고 있는 ‘케어팜’관련 분야이다. ‘케어팜’은 치매 전문 프로그램이다. 농업을 통해 웰빙과 케어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다. 그는 ‘삶의 마지막’인 죽음도 인간에게 있어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치매 요양병원의 농업을 접목한 시스템이 환자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위한 부지를 일부 마련했는데, 부지가 작아서 1만 평 정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현재 시와 협의 중이다. 이와 같은, 어쩌면 국가가 해야 할 치유농업 사업이 농협을 통해 시간을 두고 진행 되고 있는 것이다. 

농협 하나로마트의 출현과 역사

사실, 유남영 조합장의 최대 성과를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찾는 사람도 있다. 하나로마트가 전국에서 한군데도 없을 때, 유 조합장은 월마트를 벤치마킹해서 현재의 하나로마트 시스템에 적용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처음 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혁명적인 것이었다. 농협의 최대 장점인 ‘로컬푸드’ 수급의 가능은 이 시장의 가능성을 배가시켰다. 상품이 싱싱하고 구매력이 크기 때문에 하나로마트는 도시와 농촌을 잇는 구심점이 될 수 있었다. 하나로마트의 시작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한민국 유통구조의 효시였다. 

곧 다가올 농업의 미래 그리고 농협

신정부는 스마트팜을 통해 1년에 5천 명씩 청년 농부들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스마트팜을 지어가지고 여러 종류의 작물을 기르고 청년 농부들이 일할 수 있도록 3년동안 지원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3년 후 기술이 터득되면 대출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바로 이 접점에 농협중앙회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젊은 청년들이 취업을 위해 많은 노력을 들이는 대신, 미래 농업으로 자신과 국가의 장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기회들이 제공되게 될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미래를 이끌어갈 중심에 농협이 한 축으로 역할을 담당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이미 농협의 장래성과 안정적 운영에 한 획을 그은 유남영 조합장의 활동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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