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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10-20 23:36 (화)
혁신산업

세계은행, 서울서 첫 디지털 전략 발표…공동 GPU 인프라·작은 AI로 개발도상국 지원

통신망·기기 이용비용·디지털 공공서비스·AI 활용 기반 등 4대 전략 공개 한국 등 60개국 장관회의서 국제협력 방향 제시…아프리카·중남미 중심 신규 AI 인프라 사업 출범

세계은행그룹이 20일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AI·디지털 서밋(Global AI & Digital Summit 2026)'에서 개발도상국의 디지털 격차 해소와 인공지능(AI) 활용 확대를 위한 첫 번째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통신망 확충과 디지털 기기 이용비용 절감, 공공서비스 개선, AI 활용 역량 구축을 통합 지원하고, 공공 금융지원과 정책 자문, 민간투자 및 보증을 연계해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러 이용자가 컴퓨팅 자원을 공동 활용하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인프라 지원사업도 함께 공개했다. 이에 앞서 19일 한국 정부와 세계은행이 공동 개최한 AI·디지털 장관회의에서는 60개 국가 대표들이 디지털 포용과 AI 기반 공공서비스 혁신, 산업 생태계 조성을 논의하고 국제협력 방향을 담은 의장 성명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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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그룹이 서울에서 발표한 첫 디지털 전략을 바탕으로, 공동 활용형 GPU 인프라를 중심으로 연결된 세계 각국의 디지털 환경을 표현. AI그래픽=데일리뉴스
세계은행그룹이 서울에서 발표한 첫 디지털 전략을 바탕으로, 공동 활용형 GPU 인프라를 중심으로 연결된 세계 각국의 디지털 환경을 표현. AI그래픽=데일리뉴스

전 세계 20억 명 이상 인터넷 미이용…연결성·비용·서비스 함께 개선

세계은행이 디지털 전략을 마련한 배경에는 국가 간 디지털 접근성 격차와 개발도상국의 일자리 문제가 있다. 세계은행이 2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에서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는 인구는 20억 명을 넘었다. 저소득국의 인터넷 이용률은 23%에 그친 반면 고소득국은 94%에 달했다. 통신망이 설치된 지역에서도 스마트폰 구입비와 데이터 요금을 감당하기 어렵거나 디지털 역량이 부족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노동시장 변화도 디지털 개발정책의 주요 배경이다. 세계은행은 앞으로 10~15년 동안 개발도상국에서 약 12억 명의 청년이 노동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이들 국가에서 새로 창출될 일자리는 약 4억2,000만 개로 예상했다. 이는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인구와 예상 일자리 규모를 비교한 것으로, 두 수치의 차이가 곧 실업자 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은행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기업의 시장 접근과 금융 이용을 돕고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정부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방향을 제시했다. 중점 산업은 에너지·인프라, 농업 관련 산업, 보건의료, 관광, 부가가치 제조업 등 다섯 분야다.

이를 위한 디지털 전략은 네 가지 정책 영역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는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망 확충이다. 해저케이블부터 국가 통신망, 가정과 사업장·학교·의료기관을 연결하는 지역망까지 지원하고, 공동 인프라 구축과 시장 경쟁 촉진, 공공재정 및 보증을 활용한 민간투자 유치를 추진한다. 통신망과 전력이 모두 부족한 지역에서는 두 인프라를 함께 계획하도록 지원한다.

두 번째는 스마트폰과 데이터 이용비용 절감이다. 세계은행은 단말기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업자, 금융기관, 재생기기 업체 등과 협력해 보급형 스마트폰의 가격 부담을 낮추고 분할 납부 방식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인터넷망이 존재하더라도 기기와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경제적 여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디지털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세 번째는 디지털 공공서비스와 이용 역량 강화다. 디지털 신원인증과 전자결제, 안전한 정보교환 시스템을 지원해 행정과 민간서비스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디지털 문해교육과 취업 연계 교육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기반은 공공서비스 이용뿐 아니라 중소기업이 온라인 거래와 금융서비스를 활용하는 데도 연결된다.

마지막은 AI 활용을 위한 기반 구축이다. 세계은행은 국가별 통신환경과 컴퓨팅 자원, 현지 데이터, 기술인력의 수준을 고려해 실제 업무에 필요한 AI 응용서비스를 개발·도입하도록 지원한다. 개인정보 보호와 사이버보안, 사기 방지는 네 가지 정책 영역에 공통으로 적용하는 안전조치로 제시했다.

국가별 대형 데이터센터 대신 GPU 공동 활용…아프리카·중남미 우선 지원

이번 발표에는 새로운 AI 인프라 사업도 포함됐다. 세계은행그룹은 개발도상국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AI 컴퓨팅 자원을 이용하도록 지원하는 'AI 인프라 및 준비도 이니셔티브(AI Infrastructure and Readiness Initiative)'를 출범시켰다.

이 사업은 GPU 기반 컴퓨팅 자원을 여러 이용자가 공동 활용하고 실제 사용량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을 지원한다. GPU는 대규모 데이터를 병렬로 처리하는 반도체로,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널리 사용된다. 세계은행은 공유형 인프라를 개별 국가가 독립적인 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했다.

초기 중점지역은 아프리카와 중남미다. 세계은행 공식 발표에는 Cassava Technologies와 NVIDIA가 지식협력 파트너로 명시됐다. 다만 발표문에는 전체 투자금액이나 국가별 시설 구축계획, GPU 공급 물량, 구체적인 요금체계가 포함되지 않았다. 두 기업의 참여 역시 지식협력으로 발표됐으며 장비 공급이나 투자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러한 인프라 지원 방향은 세계은행이 강조하는 '작은 AI(Small AI)' 활용과 연결된다. 작은 AI는 단순히 매개변수가 적은 모델만을 뜻하는 표현이 아니라, 특정 업무와 현지 환경에 적합하게 설계된 AI 응용기술을 포괄한다. 농작물 질병 판별을 돕거나 의료진의 업무를 지원하고, 소규모 기업의 재고관리를 개선하는 서비스 등이 해당한다.

세계은행은 국가마다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전문인력, 자본의 확보 수준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 AI 기술의 혜택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대형 범용모델 개발뿐 아니라 기존 기술을 현지 언어와 데이터, 실제 업무에 맞게 활용하는 접근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방가 총재, AI 도입의 조건으로 전력·데이터·인력·자본 강조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그룹 총재는 20일 서밋에서 진행된 대담을 통해 신규 디지털 전략의 배경과 AI 활용 방향을 설명했다.

방가 총재는 대규모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컴퓨팅 자원, 전력, 데이터, 전문인력, 자본 등 다섯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과 반도체 가격, 데이터 확보 및 관리 문제를 언급하면서 국가별 자원 여건을 고려한 기술 활용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 기술이 경제활동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넷과 디지털 서비스가 보급되면 기존의 대규모 유통망이나 정보 접근 기반을 갖추지 못한 개인과 소규모 기업도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효과가 발생하려면 안정적인 전력과 통신환경, 감당할 수 있는 이용비용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적용 사례로는 인도 농업 현장에서 휴대전화와 AI를 활용해 작물 질병 관련 정보를 얻는 방식과 엘살바도르 학교에서 학생의 현지 스페인어 읽기 능력을 평가하는 교육서비스를 소개했다. 의료 분야에서는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전문의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사례도 언급했다.

방가 총재는 이러한 서비스를 제한적인 시범사업에 머물게 하지 않고 더 많은 이용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확산하는 것이 세계은행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이 이번 전략에서 강조한 디지털 접근성 확대와 현지 맞춤형 AI 활용도 실제 서비스의 보급 규모를 높이려는 정책 방향과 맞닿아 있다.

한국 등 60개국, 디지털 포용·공공서비스·혁신 생태계 국제협력 논의

세계은행의 신규 전략 발표에 앞서 19일에는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세계은행이 공동으로 AI·디지털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서울 그랜드하얏트에서 열린 회의에서는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김상부 세계은행 디지털·AI 담당 부총재가 공동의장을 맡았다.

회의에는 60개 국가 대표들이 참여해 '구상에서 실행으로(From Ambition to Action)'를 주제로 디지털 포용과 접근성 확대, AI를 활용한 공공서비스 혁신, 혁신적인 AI·디지털 생태계 조성 등 세 가지 의제를 논의했다. 주요 논의 결과와 향후 협력 방향은 총 5개 조항의 의장 성명문에 담겼다.

성명문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공평한 접근이 삶의 질 개선과 포용적 성장에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국가 내·국가 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연결성과 경제적 접근성을 확대하며 취약계층의 기술 활용을 지원하는 국제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공서비스 분야에서는 AI를 통한 행정 효율성과 서비스 품질 향상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공공부문의 AI 활용은 투명성과 신뢰성, 안전성, 개인정보 보호, 책임성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와 인프라, 인재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 생태계와 관련해서는 중소·영세기업과 창업기업의 디지털 전환 지원, 민간 협력과 투자 촉진, 혁신을 뒷받침하는 규제환경 조성, 책임 있는 AI 거버넌스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의장 성명문은 참가국들이 정책 경험을 공유하고 국제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한 결과를 정리한 문서다. 국가별 투자금액이나 재정 부담, 사업 수행기관, 구체적인 이행 일정은 명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성명문의 국제협력 방향과 20일 세계은행이 발표한 자체 디지털 전략은 각각의 정책적 성격에 따라 구분된다.

한국·세계은행 기존 디지털 협력 기반…국내 기업 활용 사례도 소개

한국과 세계은행의 디지털 분야 협력은 이번 서밋 이전부터 진행돼 왔다. 세계은행은 2021년 7월 디지털 개발 조직과 한국 사무소를 중심으로 한국 디지털 개발 프로그램(Korea Digital Development Program·KoDi)을 출범시켰다. 한국을 비롯한 디지털 선진국의 정책 경험과 기술 지식을 활용해 저소득·중소득 국가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세계은행 공식 자료에 따르면 KoDi는 2단계에서 AI와 고급 데이터 기술을 활용하는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주요 분야는 데이터·AI 기반 디지털 서비스, AI 기반 사이버 복원력, 기후 대응을 위한 데이터·AI 활용이다.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는 데이터 관리와 공공 디지털 인프라를 개선해 행정서비스에 AI를 활용하는 방안을 다룬다. 사이버 복원력 분야는 위협 조기 탐지와 실시간 대응, 중요 기반시설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기후 분야에서는 환경 모니터링과 에너지 시스템 최적화, 재난관리 등에 데이터 분석과 AI를 활용한다.

이번 서밋에서는 한국 기업의 디지털 서비스 사례도 소개됐다. 국내 농식품 무역 데이터 기업 Tridge의 신호식 대표는 20일 'Small AI, Big Impact' 패널토론에 참석해 농식품 시장정보와 글로벌 거래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모델을 설명했다.

신 대표는 식품과 농산물의 가격, 품질, 공급자 등 다양한 정보를 축적하고, 이를 활용해 기업에 시장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대형 구매기업이 사용하는 데이터와 거래 네트워크를 중소 수출업체와 생산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업의 주요 내용이다.

Tridge의 발표는 한국 기업의 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세계은행 공식 토론에서 활용 사례로 소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이번 참여와 관련해 세계은행과의 신규 공급계약이나 투자계약이 발표된 것은 아니다.

세계은행 신규 전략 발표 이후 AI 인프라·공공서비스 협력 논의 지속

글로벌 AI·디지털 서밋은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에서 진행된다. 20일에는 디지털 경제와 일자리, 인터넷 접근성, AI 기술의 개발·공유·구매 방식, 데이터 신뢰와 사이버보안 등을 중심으로 정책과 기술 논의가 이뤄졌다.

21일에는 의료서비스와 디지털 정부, 농업·관광 분야 AI 활용, AI 인프라의 전력·자원 비용 등을 다루는 세션이 예정돼 있다. 한국의 AI 전환 정책과 적용 경험을 소개하는 별도 프로그램도 편성됐다.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한국수자원공사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등 국내 기관의 디지털 기술 활용 현장을 살펴보는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이번 서울 서밋에서 확인된 주요 결과는 19일 의장 성명문을 통한 국제협력 방향 제시와 20일 세계은행그룹의 첫 디지털 전략 및 AI 인프라 이니셔티브 출범이다.

세계은행은 통신망 구축과 디지털 기기 보급, 공공서비스 개선, AI 활용 기반을 하나의 개발전략으로 연결했다. 새롭게 발표된 공유형 GPU 인프라 사업은 개발도상국의 컴퓨팅 자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 방식으로 제시됐다. 구체적인 국가별 투자와 시설 구축, 서비스 운영 규모는 향후 공개되는 사업계획과 승인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세계은행그룹, 「World Bank Group Launches First Digital Strategy to Expand Access and Create Jobs」(2026.10.20) · 세계은행그룹, Global AI & Digital Summit 2026 공식자료 · 세계은행그룹, KoDi 프로그램 소개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기정통부, 세계은행과 함께 국제 인공지능·디지털 협력 논의」 및 붙임 「AI 및 디지털 장관회의 의장 성명문」(2026.10.19) · 세계은행그룹, 「Global AI & Digital Summit 2026 Agenda」 · 세계은행그룹, 「Small AI, Big Impact」 행사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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