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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11-04 19:17 (수)
IT/과학

이종원 KIST 단장,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 11월 수상…한국형 휴머노이드 개발 공로

핵심 부품 국내 기술로 개발한 KAPEX 구현…LG전자 기술이전·산학연 협력으로 산업화 추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한국형 AI 휴머노이드 플랫폼 ‘KAPEX(케이펙스)’ 개발과 핵심 부품 국산화에 기여한 이종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AI로봇연구소 휴머노이드연구단장을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 11월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 단장이 이끄는 연구단은 로봇의 근육에 해당하는 구동기부터 뼈와 관절 역할을 하는 기구, 감각을 담당하는 센서, 두뇌에 해당하는 인공지능까지 국내 기술로 개발하고 이를 KAPEX에 통합했다. 연구 성과를 기업에 이전하고 산학연 협력 체계를 구축해 국내 휴머노이드 산업 기반을 넓힌 점도 인정받았다.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도자료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상은 최근 3년간 독창적인 연구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연구자를 매월 1명 선정하는 상이다. 수상자에게는 과기정통부 부총리상과 상금 1천만 원이 주어진다. 과기정통부는 우수 과학자 포상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2026년부터 기존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현재 명칭으로 바꿔 운영하고 있다.

국내 기술로 구현한 ‘일하는 휴머노이드’

KAPEX는 두 다리로 걷고 두 팔과 손으로 물건을 다루는 한국형 휴머노이드다. 연구단은 정해진 동작을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 실제 환경에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로봇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했다.

사람 관절 크기에 들어갈 수 있는 초소형·경량·고출력 구동기는 최대 300Nm급 토크를 낸다. Nm는 물체를 회전시키는 힘인 토크의 단위다. 인체 근골격 구조를 본뜬 복합관절과 발가락·발목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7자유도 다리 관절 구조도 적용했다. 이를 통해 20kg 이상의 물건을 들고도 균형을 유지하며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손끝에는 물체에 닿는 느낌과 미는 힘을 함께 감지하는 장치를 넣었다. 물건이 미끄러지는지, 얼마나 강하게 쥐고 있는지를 파악해 대상에 맞게 힘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인공지능은 시각 정보와 손끝 감각, 사람의 말을 바탕으로 몸과 손의 움직임을 결정한다. 사람 곁에서 작업하는 상황을 고려해 충돌 시 힘을 감지하고 부드럽게 물러서도록 안전성도 함께 고려했다.

연구단은 구동기와 관절, 제어기술을 통합적으로 개선해 휴머노이드 전신의 에너지 효율을 기존 대비 2배 이상 높였다. 가상 환경에서 보행을 반복 학습하고 다음 순간의 몸 상태를 예측해 균형을 잡는 기술도 개발했다.

LG전자에 기술이전…부품부터 양산까지 협력

연구단은 2025년 9월 KAPEX의 주요 기술을 LG전자에 이전했다. 이후 플랫폼과 인공지능, 배터리, 생산 기술을 연결하는 협력 체계로 범위를 넓혔다.

협력 컨소시엄에서는 LG전자가 로봇 플랫폼을, LG AI연구원이 피지컬 AI를, LG에너지솔루션이 휴머노이드용 전고체배터리를, 로보스타가 생산을 맡는다. 위로보틱스와 서울대·KAIST·고려대·경희대, 한림대성심병원도 참여한다.

연구단은 이러한 협력을 바탕으로 병원과 공공시설 등 실제 생활 공간에서 휴머노이드가 장기간 작업하는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소 안에는 부엌과 거실을 실제 주거 공간처럼 꾸민 생활 실험실을 마련해 주방 도구를 다루거나 다른 로봇과 협력해 집안일을 수행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단장은 기술 자립이 부품을 국내에서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부품을 직접 설계하고 하나의 로봇으로 통합하는 능력뿐 아니라, 로봇의 인공지능과 학습 자료까지 자체적으로 만들고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이 해당 기술로 로봇을 생산하고 수리하며 개선하는 기반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 자율 작업과 내구성은 남은 과제

연구단은 실제 현장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를 구현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 단장은 짧은 동작 시연과 몇 시간 또는 며칠 동안 이어지는 현장 작업은 다르다며, 장기 자율 작업 지능과 내구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로봇이 상황을 살피고 다음 작업을 정하는 능력, 몸과 손을 함께 사용해 물건과 도구를 다루는 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장시간 작동 중 발생하는 열과 부품 마모를 점검하고, 실제 작업 경험을 자료로 모아 성능을 개선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도자료

이 단장이 제시한 상용화의 기준은 사람이 옆에서 조종하거나 지켜보지 않아도 실제 일터에서 몇 달 동안 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사용자가 비용에 걸맞은 가치를 느끼고 계속 사용하기를 원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안전성과 배터리 성능, 내구성, 가격 경쟁력, 정교한 손 조작 기술 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행 보조 로봇에서 자율 휴머노이드로 연구 확장

이 단장은 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고령자의 보행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을 연구한 뒤 2020년 KIST로 옮겼다. 이후 입는 로봇 ‘문워크’를 개발해 기업에 기술을 이전했으며, 2024년부터 휴머노이드연구단을 이끌고 있다.

과기정통부 STEAM 연구 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이번 성과를 도출했으며, 해외 등록 특허 55건과 기술이전 2건 등을 통해 연구 결과를 산업 현장으로 연결하고 있다.

이 단장은 “이번 연구는 한국형 AI 휴머노이드 플랫폼 개발을 통해 국내 로봇 산업 생태계의 기반을 마련한 데 의의가 있다”라며 “앞으로도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제조·물류·돌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을 돕는 AI 휴머노이드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연구자들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원천기술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고, 우수한 성과를 낸 과학기술인에 대한 보상과 예우를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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