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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9-03 17:29 (목)
국제

[국제] 이란 선거 제도의 민낯… “투표해도 전쟁은 멈추지 않는다, 국민 의지 원천 차단된 독재 구조”

최고지도자 1인에게 집중된 군사 권력·후보 사전 검열 제도… 전쟁 수행 결정에 국민 의견은 ‘무용지물’

[데일리뉴스] 이란 선거 제도의 민낯… “투표해도 전쟁은 멈추지 않는다, 국민 의지 원천 차단된 독재 구조” 최고지도자 1인에게 집중된 군사 권력·후보 사전 검열 제도… 전쟁 수행 결정에 국민 의견은 ‘무용지물’

데일리뉴스 국제부

최근 중동 지역에 발발한 전쟁으로 국제 정세가 격변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의 독특한 정치 및 선거 제도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란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국민 투표로 선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정작 ‘전쟁을 지속할 것인가, 혹은 멈출 것인가’와 같은 국가의 가장 중대한 결정에 국민들의 의지는 단 1%도 반영될 수 없는 철저한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선거 제도를 두고 “선거라는 절차는 존재하지만, 전쟁과 평화에 대한 자유로운 국민의 선택권은 원천적으로 차단된 보여주기식 독재 정치 시스템”이라고 일축한다.

전쟁을 일으키고 멈추는 최고 권력, 선거로 바꿀 수 없다

이란 정치 구조의 핵심은 선거로 선출되는 대통령이 아닌, 종신 독재 권력을 쥔 최고지도자(라흐바르)에게 있다. 이란 헌법에 따르면 군사, 외교, 안보, 그리고 핵 개발 등 전쟁의 개시 및 중단과 직결된 모든 핵심 권한은 최고지도자 1인에게만 집중되어 있으며 철저히 통제된다.

실제로 이란의 최고지도자는 정규군과 혁명수비대(IRGC)의 최종 군 통수권을 쥐고 있으며, 전쟁 자금을 조달하는 중앙은행, 경제부, 사법부, 국영 언론까지 모두 장악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대통령이 국민의 손으로 선출되지만, 국민들이 아무리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원하더라도 대외 군사 전략의 최종 결정권은 국민이 투표로 바꿀 수 없는 최고지도자에게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선거를 통해 정권의 얼굴이 바뀌고 행정부 수반이 교체되더라도, 전쟁을 지속하려는 이란 체제의 근본적인 군사 정책 방향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국제 정치 전문가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이해를 돕기 위한 가설적 예시 대한민국의 대통령 위에 절대적인 독재 권력자가 군림하며, 그가 군사·정치·경제·외교 등 전쟁과 관련된 모든 결정을 독점하는 구조다.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아무리 평화를 주장하는 대통령을 뽑으려 해도, 상위의 독재자가 전쟁을 원하면 국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전쟁이 지속되는 것과 같다.

“반전(反戰) 목소리는 출마조차 불가능”… 후보 사전 검열 제도

이란 선거 제도가 국민의 전쟁 멈춤 의지를 반영하지 못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후보 사전 심사 승인’ 제도에 있다.

이란에서 대통령 선거나 총선에 출마하려면 반드시 헌법기관인 수호자 평의회(Guardian Council)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체제 충성도가 검증되는데, 특히 전쟁 국면에서 조금이라도 강경 군사 노선에 반대하거나 평화적 협상을 주장하는 인물은 '체제에 위협이 되는 인물'로 분류되어 철저히 배제된다.

문제는 이 수호자 평의회 구성원 전원이 최고지도자의 직간접적인 임명과 영향력 아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전쟁에 반대하는 개혁파나 반체제 인물은 출마 자체가 원천 차단된다. 이란 유권자들은 전쟁을 멈추고 싶어도, 투표용지 위에는 이미 최고지도자의 입맛에 맞게 걸러진 ‘전쟁 수행 지지파’ 후보들만 남아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

통제된 선거 제도가 증명해 온 역사적 사례들

이란의 선거 제도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국민의 통제력을 상실시킨 채 체제 유지 수단으로만 작동해 왔다.

  • 2009년 대선 (녹색운동): 강경파 정권에 맞서 변화를 원했던 국민들의 열망이 부정선거 의혹으로 짓밟히자,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으나 군과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묵살당했다.

  • 2013년 대선: 경제 제재 위기 속에서 온건파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당선되어 국제사회와 핵협상을 타결하는 등 변화를 시도했으나, 핵심 군사 노선과 전쟁 관련 최종 결정권은 여전히 최고지도자에게 묶여 있어 근본적인 체제 전환에는 실패했다.

  • 2021년 대선: 최고지도자 체제는 온건·보수 성향의 유력 후보들까지 대거 탈락시키며 경쟁 자체를 제거했고, 결국 강경파 에브라힘 라이시를 사실상 무혈 입성시켰다. 당시 투표율은 역대 최저 수준(48%)으로 추락하며 국민들이 선거 제도를 통한 변화를 포기했음을 보여줬다.

  • 2024년 총선: 중동 정세가 악화되는 가운데 치러진 총선에서도 반대파 후보들이 대거 숙청되자, 젊은 층을 중심으로 '투표 거부(보이콧)' 움직임이 확산되며 투표율이 40%대까지 떨어졌다. 이는 무의미한 선거 제도에 대한 적극적인 거부 의사였다.

결론: 민주주의가 아닌 '전쟁 정당화' 장치

결과적으로 이란의 선거 제도는 국민의 민의를 수렴하는 제도가 아니라, '독재 체제의 건전성을 홍보하고 전쟁 수행의 형식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이란 국민들은 투표권을 행사해 대통령과 의원을 뽑지만, 그 투표 행위가 현재 지속되고 있는 참혹한 전쟁을 멈추거나 국가의 호전적인 군사 행보를 저지하는 데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선택지는 이미 독재 권력에 의해 철저히 통제되어 있고 결과는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란의 선거 제도는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중동 전쟁 국면 속에서도 여전히 “국민의 평화 염원을 철저히 외면한 채, 민주주의라는 가면을 쓰고 전쟁을 지속하는 통제 정치 시스템”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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