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모델 가격 인상 발표 후 18일 주가 급반등...실적개선 기대감 반영
글로벌 전기차 수요둔화 등 업황 부진으로 지속적 상승 가능성 회의적

테슬라의 주력모델인 모델Y. 사진=테슬라
테슬라의 주력모델인 모델Y. 사진=테슬라

테슬라 주주들이 모처럼 웃었다. 엔비디아를 필두로한 반도체 바람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테슬라 주가가 18일(현지시간) 6% 이상 급등했기 때문이다.

테슬라 주가가 미국 뉴욕증시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며 고공행진을 거듭했음에도 좀처럼 맥을 추지 못해왔다는 점에서 이날 주가 폭등이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지 주목된다.
 
테슬라 주식은 국내 투자자들, 소위 '서학개미'들이 가장 선호했던 종목이란 점에서 미국 현재는 물론 국내서도 주요 관심사다.
 
◆모델Y 가격인상 효과, 2주간의 하락세서 급반전
 
미국 전기차업체 부동의 1위 테슬라의 주가가 18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전장 대비 6.25% 오른 173.80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들어 꾸준히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엔비디아 등 반도체종목이 올들어 급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으나 이날 한 달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앞서 테슬라 주가는 지난주까지 약 2주간 허루도 쉬지않고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15일 0.66%의 소폭 상승세로 전환했고, 이날 6% 넘게 점프한 것이다.
 
테슬라 주가의 반등은 지난 주말 테슬라가 북미와 유럽에서 주력 전기차종인 모델Y 가격을 전격 인상하겠다는 밝힌 것이 큰 영향을 줬다.
 
테슬라는 지난 16일 유럽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모델Y 가격을 오는 22일부터 약 2천유로(약 290만원)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인 15일에는 북미에서도 모델Y의 모든 트림 가격을 오는 4월 1일부터 1천달러(약 133만원)씩 올린다고 공지했다.
 
최근 테슬라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는 캐시 우드. 사진=아크인베스트먼트
최근 테슬라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는 캐시 우드. 사진=아크인베스트먼트

주력 모델 가격을 올린다는 것은 테슬라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으로 귀결되며 이날 매수세가 집중됐다.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악재가 주가에 이미 충분히 반영된 상황에서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부각되며 등졌던 테슬라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온 셈이다.

사실 테슬라 주가의 급락은 실적 부진과 맥을 같이한다. 중국업체들의 저가공세로 시작된 가격경쟁 심화에 편승, 테슬라가 1년여 전부터 가격을 여러 차례 내리면서 이익률 하락과 주가폭락을 동반했다.
 
테슬라 주식을 선호하는 돈나무 언니 캐시우드의 대량 매수도 이날 테슬라 주가 반등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캐시 우드는 자신이 운영하는 펀드를 통해 최근 테슬라 주식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
 
◆1분기 성적표가 지속적인 주가흐름 좌우할듯
 
이같은 테슬라 주가의 반등은 국내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특히 테슬라에 배터리 및 소재를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의 주가는 테슬라 주가와 궤를 같이한다.
 
간밤에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가 미국과 유럽에서 차 가격을 인상한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 처음 주가가 급등한 여파로 19일 한국 증시에서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19일 한국증시가 코스피는 1.10%, 코스닥은 0.29%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테슬라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삼성SDI는 전일 대비 1.58% 상승한채 장을 마쳤다.
 
엘앤에프 역시 전일 대비 1.19% 오른 17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배터리 대장주는 장초반 상승했으나 이후 부진을 이어가며 1.10% 하락, 대조를 보였다.
 
테슬라의 충전플랫폼인 슈퍼차저에서 충전중인 전기차. 사진=연합뉴스
테슬라의 충전플랫폼인 슈퍼차저에서 충전중인 전기차. 사진=연합뉴스

테슬라 주가가 이날 급반등했으나, 향후 전망은 밝지많은 않다. 업황 부진이 쉽사리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탓이다.

무엇보다 일부 모델의 가격인상에도 불구, 테슬리의 이번 1분기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개연성이 낮아보인다.

테슬라는 앞서 작년 4분기에 최악의 어닝쇼크를 보여주며 투자자들의 이탈을 막지 못했다.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47% 급감한 것이다.
 
시장에선 테슬라가 올 1분기엔 작년 4분기의 충격에선 어느정도 나아지겠지만, 업황 등을 감안하면 실적부진을 훌훌 털어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판매가격 인상에 대해서도 그리 낙관전이지 않다. 로이터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 팀은 이날 투자자 노트에서 "모델Y 재고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테슬라의 가격 인상 예고는 견고한 수요의 신호라기보다는 이번달 판매를 늘리려는 시도로 본다"고 분석했다.
 
투자가 마크 델라니가 이끄는 애널리스트 팀은 "우리는 테슬라가 장기 성장을 위한 입지를 잘 다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단기적인 전기차 시장의 여건은 수익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테슬라의 1분기 실적 발표일은 내달 2일로 예정돼있다. 테슬라가 과연 시장의 추정치를 넘어서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보여주며 본격적인 주가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릴 지 귀추가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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