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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초의 예술, 찰나의 소중한 순간을 담아내다 - 이승원포토그라피 대표 이승원 사진작가 - 재능기부만 7년, 미혼모‧미혼부에게 무료 돌사진 선물한 사진작가
  • 기사등록 2021-07-09 14: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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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열정 넘치는 사진작가는 많지만, 그 열정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쓰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여기, 7년째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데 일만큼 열정적인 사진작가가 있다. 바로 ‘이승원포토그라피(http://www.lswgallery.com/)’의 대표작가 이승원 사진작가다. 그를 만난 건 한바탕 소나기가 내린 후 새파란 하늘이 창문 가득 들어오던 여의도 카페 안에서였다. 처음 만난 그는 대뜸 “사진 찍기 좋은 날이네요.”라는 말부터 건네 왔다. 과연 사진작가다운 인사랄까. 전문가라면 일일이 날씨를 핑계 삼기보다는 어떤 날이든 사진을 찍기 좋은 날이어야 하지 않느냐는 짓궂은 물음에 그가 돌연 정색하며 대답했다. “사진은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에요. 빛을 빼곤 말할 수 없고, 그래서 빛이 있느냐 없느냐가 정말로 중요해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사진 찍기 정말 좋은 날입니다.”

자신 있게 답하는 그의 말에서 당당한 프로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이승원 작가와의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됐다. 그는 말이 조금 빨랐다. 본인 말로는 스냅 사진을 찍다 보니 자연히 밴 습관이라고 하는데 모든 스냅 사진가가 그렇지는 않다고 말하자, “촬영하거나 사진 얘기만 나오면 저도 모르게 말이 빨라지네요. 고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열정으로 봐 주세요.”라며 씩 웃었다.

 

이승원포토그라피 대표 이승원 사진작가

어려운 처지의 미혼모‧미혼부에게 7년간 재능기부

처음 그에 대해 들은 건 지인을 통해서였다. 오랜 시간 아기들 돌사진을 무료로 찍어주는 사진가가 있다는 말에, 소소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될 재능기부를 하는 그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몇 차례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별것 아니라며 계속 거절 답변만 보내던 그에게 세 번째야 겨우 인터뷰 승낙을 받아냈다.

“사진을 업으로 삼은 지는 15년쯤 됐고, 7년 전부터는 아기 돌잔치를 하기 어려운 미혼모‧미혼부들을 위해 인터넷 카페에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어요. 그전에는 종교단체를 통해 재능기부를 하다가 형편이 어려워 돌잔치를 할 수 없다고 속상해하는 어떤 분의 글을 인터넷 카페에서 본 뒤로 ‘아, 이건 내가 할 수 있겠구나’ 싶어 바로 시작했습니다.”

미혼모‧미혼부들이 그가 카페에 올린 글을 보고 사연을 적어 보내면, 그 나름의 검증 과정을 거쳐 정말로 사정이 어려운 이들을 선별해 도와주는 식이다. 무료로 사진을 찍기 위해 억지로 사연을 지어 보내는 일도 없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마련한 절차라고 했다.

“보통 제대로 된 돌사진을 찍으려면 촬영 비용도 만만치 않아요. 거기에 메이크업과 의상까지 마련하면 금액은 더 늘어나죠. 하지만 제게 연락하는 분들은 대개 그 비용조차 부담되는 분들이에요. 다행히 지금은 카페를 통해 고마운 분들을 만나 메이크업이나 아기 의상 협찬도 받고 있고, 소소한 재능기부지만 카페를 통해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운영진님들도 계셔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무료로 돌사진을 찍고 나면 메일로 고마움을 전하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몇 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가 난처한 듯 웃으며 딱 2개만 가지고 있다고 대답했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만약 제가 재능기부를 한다는 이유로 그분들의 연락처를 갖고 있다면 충분히 오해받을 수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공과 사는 구분하자는 생각에 모든 메일을 정성껏 읽고는 항상 지워 왔습니다.”

지금까지 그가 보관하고 있는 2개의 메일 중 하나는 그가 가장 처음 도와준 미혼모가 보내온 것이었다. 해외에서 아이 셋을 키우다 들어온 아기 엄마였는데, 그 사연이 정말로 안타까웠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아기 아빠가 보낸 메일이었다. 미혼모들이 독점하다시피 한 사연 리스트 중 유난히 기억에 남아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었다. 

“남자만 둘이면 아기를 달래는 데 조금 버거울 것 같아서 그때는 저희 여자 실장님이 가셨어요. 기꺼이 웃으며 동참해주신 실장님께 지금도 너무나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메일들도 모두 지웠지만, 메일을 읽을 때 느꼈던 뿌듯함은 여전히 생생해요. 다들 고맙다고 인사하시지만 그런 감사 편지를 읽다 보면 오히려 제가 더 고마울 때가 많아요.”

 

정적인 사진보다는 역동적인 사진을, 가장 “자연스러움”을 이끌어 내기 위해

재능기부를 위해 글을 올리는 인터넷 카페와는 별도로 그는 일을 위해 운영하는 개인 사이트가 있다. ‘이승원포토그라피’라는 본인 이름을 당당히 내건 사이트다. 그곳에는 아기 돌사진 외에도 데이트, 웨딩, 어르신 잔치 등 다양한 사진이 있었다. 재능기부를 할 때만 돌사진으로 국한할 뿐, 이벤트라면 가리지 않고 뛰는 다방면에 전문적인 프로였다. 그런데 사이트에 다른 작가들과 다르게 유난히 역동적인 컨셉의 사진들이 있어서 그에게 질문했다.

“아기를 안고 얌전히 앉아 찍는 사진은 누구나 조금만 배우면 촬영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저도 그런 사진들만 촬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다양한 연출을 시도하고 있고, 특히 역동적인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해요. 사실 이렇게 움직이는 사진들은 초점도 금방 엇나가고 자세도 계속 잡아줘야 해서 촬영하기 무척 어려워요.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연출을 힘들어하시던 부모님들도 사진을 찍으면서 오히려 아이처럼 좋아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연출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프로라고 자신했다. 그에게 연출이란 다른 게 아니다. 바로 ‘자연스러움’이다. 자기만의 스킬과 노하우로 어떤 상황에서도 자연스러움을 이끌어 내는 것이야말로 이승원 작가의 강점이었다.

“돌쟁이 아기를 웃게 하기란 정말 힘들어요. 아기도, 부모님도 억지로 웃는다고 해서 좋은 사진이 나오진 않죠. 자연스럽게 상대의 웃음 포인트를 잡아내기 위해선 고객과 소통하는 스킬이 촬영 기술만큼이나 중요해요. 연출도 아기가 잘 웃을 수 있는 연출을 시도해야 하고요.”

찍는 건 단 1초, 그러나 그 한순간을 촬영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사진작가의 실력이고 노하우다. 그래서 이 작가는 사진을 잘 찍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피사체가 되는 이와 편하게 소통하며 그 사람의 가장 자연스러운 웃음을 이끌어 내는 것 역시 정말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찍고 또 찍는다. 마음에 들 때까지

“고객님들께 ‘되게 열정적이시네요.’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사진에 대해서만큼은 저 나름대로 자부심이 굉장히 강해요. 아기가 촬영 당일 너무 힘들어하거나 날씨가 좋지 않으면 고객님들께 말씀드려요. 사진을 받아보고 아쉬우시면 다음에 일정을 잡아서 야외 촬영을 한 번 더 해 드리겠다고요.”

어떤 고객들은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놀라 되묻는다고 한다. 그러나 사진에서만큼, 또 일에서만큼은 그는 프로를 넘어선 열정을 갖고 있었다. 돈을 위해서가 아니다. 사진가로서의 지난 15년 경력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또 앞으로 계속 이어갈 사진가로서의 삶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고 그는 말했다.

“지금은 ‘이승원포토그라피 팀’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와 마음이 맞는 촬영 실장님들과 몇 년째 함께하고 있어요. 촬영 스타일이나 컨셉에 대해서는 제가 워낙 엄격해서 많이들 힘드실 텐데, 그래도 저와 함께 해주는 고마운 분들이죠. 물론 재능기부도 제가 일정이 여의치 않을 때는 믿고 맡길 만한 분들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스튜디오와 카페의 콜라보

“오랫동안 촬영하다 보니, 사람들이 사진을 통해 그 찰나의 순간으로 언제고 행복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사진은 한 사람의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을 담아내요. 담지 않으면 날아가 버릴 소중한 순간이 사진 한 장으로 오래도록 행복하게 간직될 수 있는 거죠. 비록 지금 이 순간을 찍는 거지만, 사진은 지금 당장보다는 시간이 좀 더 흐른 뒤에야 진짜 가치를 발휘하는 것 같아요.”

그런 그의 꿈은 여전히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행복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것’이다. 인터뷰의 막바지에서 그는 소박하지만 설레는 자신의 꿈을 살짝 꺼내 보였다.

“스튜디오와 카페를 겸하는 그런 가게를 운영해 보는 게 제 꿈이에요. 그래서 지금은 바리스타 자격증도 준비하려고 알아보고 있어요. 비록 제게 있는 재능이라곤 사진 찍는 기술뿐이지만, 이 재능을 이용해 누군가의 일상적인 카페 방문을 특별한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면 그건 제 행복이기도 하거든요.”

창 너머로 보이는 하늘은 이제 자줏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그와의 인터뷰는 내가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또 그처럼 다른 이들을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일에 전념하면서도 틈틈이 남을 위해 정성을 쏟는 그에게 감탄 이상의 존경이 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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